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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05. 2017

04. 친밀감과 가족의 가치

<마마 콤플렉스>

작가: 학구적이고 유능하고 감수성이 뛰어났던 제 친구는 고작 4살일 때 기숙학교에 맡겨졌습니다. 겨우 4살에요! 그는 쉰이 다 되어서야 용기를 내서 어머니에게 왜 그랬는지 물었는데, 어머니의 대답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어.”라는 한마디가 다였습니다.

비덜프: 그 전형적인 예가 바로 영국의 찰스 황태자입니다. 그도 역시 겨우 네 살 때 여왕인 어머니가 6개월간의 해외 순방을 떠나는 바람에 혼자 영국에 남게 되었지요. 여왕의 귀국 영상에는 비행기계단을 내려오는 여왕이 코트 차림의 꼬마신사였던 아들 찰스와 ‘포옹이 아니라’ 악수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작가: 황태자가 아주 많이 따랐던 보모가 똑같이 생겼다죠?!

비덜프: 황태자가 재혼한 카밀라 파커 볼스하고요?

작가: 네! 쌍둥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던데요!

보모와 카밀라 파커볼스



비덜프: 갓난아기는 자기가 태어난 곳이 나무 밑이든 판잣집이든 궁전이든 전혀 상관하지 않습니다. 아기에게는 그런 정보가 아예 등록조차 되지 않으니까요. 정작 모든 갓난아기들이 강렬하게 의식하는 것은 ‘엄마의 행복감’입니다. 그래서 아기들에겐 출생 당시의 ‘정서적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갓난아기들은 엄마의 동공이 커지는 것을 1분에 한 번씩 살피면서 자신에 대한 엄마의 관심과 엄마의 심리상태를 본능적으로 감지합니다. 엄마의 동공이 수축되면 아기도 따라 불안해하고 스트레스 수준도 엄마를 따라 오르내립니다. 심지어 미숙아들도 인큐베이터 안을 들여다보는 부모를 보는 것만으로도 엄마 아빠의 관계가 어떤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메커니즘 때문인지는 아직까지 완벽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엄마가 안전하다는 것과 아빠가 엄마를 사랑한다는 것만은 아기가 알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확인한 아기는 안정감을 느끼고, 성장호르몬의 분비도 활발해집니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은 주의 집중을 관장하는 뇌의 영역과 연결되어 있으며, 평온함이나 집중력과 연관된 감정이 더 신속하게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ADHD(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는 생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작가: 유대관계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ADHD가 나타날 수 있다는 건가요? 정말 그래요??

비덜프: 네, 그렇습니다! 아기가 6개월일 때 엄마가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대뇌피질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서 집중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물론 ADHD가 일부 대물림되기 때문에 유전적인 성향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성향이 있더라도 침착한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기에겐 발현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유전적 성향이 있는 데다 엄마까지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경우에는 반대로 발병 확률이 높아지지요.

결과적으로 ADHD 환자들은 후두부의 전두피질이 더 얇아요. 따라서 특히 6개월경부터는 아기와 양육자 간의 교감이 아주 중요합니다. 아기들이 양육자에게 까다롭게 굴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그때부터입니다. 6개월 때가 그만큼 중요한 시기입니다. 다행히 그때쯤이면 엄마들도 아기들의 신호를 더 잘 알아듣습니다. 총알을 촬영하는 데 쓰는 카메라로 엄마와 아기들 사이의 교감을 촬영해서 연구해보니 둘 사이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수많은 교감이 오가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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