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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12. 2017

05. 호르몬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갑상선, 면역력을 키워야 고친다>

갑상선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길게는 수십 년 씩 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를 흔하게 접한다. 그뿐만 아니라 환자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런 반응이 필자는 놀랍기만 하다.

혈액 검사 결과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다고 해서 외부에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시켜 주면 어떻게 될까? 또 항진증의 경우처럼 인위적으로 호르몬의 생산을 억제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호르몬의 상태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면 처음 얼마간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고유의 되먹임 회로가 작동하지 않는다. 몸이 호르몬 조절 능력을 상실하면 점점 더 외부의 호르몬 공급에 의존하고 그 결과 자체적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사라진다.

또한 혈액 검사에서는 늘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을 유지하는 데 환자는 전처럼 갑상선 저하증 증상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장기간 호르몬제를 복용한 환자들이 흔히 겪는 일이다. 이런 현상을 갑상선 호르몬 저항성 상태라고 한다. 면역 이상에 대한 근본 치료 없이 부족한 호르몬만을 조절한 경우에 저하성 상태에 빠지게 된다.

신지로이드는 다른 양약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약물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작용의 위험성은 존재한다. 복용 중에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심계항진, 부정맥,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픈 증상, 호흡이 짧아지는 증상, 근육에 힘이 빠지는 증상, 불면증, 근육 경련이나 떨림, 식욕 변화, 급격한 체중 변화, 구토, 설사나 잦은 배변, 땀이 지나치게 나는 증상, 더위를 참지 못하는 증상, 원인 모를 미열, 골밀도 감소, 불임, 유산, 생리 불순

갑상선 기능 항진증 치료 약물로는 대표적으로 안티로이드와 메티마졸이 있다. 안티로이드는 간독성의 위험이 높다. 이를 보완하여 개발된 약물이 메티마졸이다. 하지만 임신 중에는 이러한 위험에도 안티로이드를 처방한다. 메티마졸은 태아에게 영향을 주어 아이에게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일으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메티마졸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 혈액 : 빈혈, 백혈구 감소증
- 면역 : 루푸스와 같은 자가 면역 질환의 위험
- 간 : 간염과 황달
- 신장 : 신염
- 피부 : 두드러기, 피부 가려움증, 탈모, 드물게 선청성 피부결손증(Aplasia cutis congenita)
- 관절/근육 : 관절통과 근육통
- 신경 : 두통, 어지러움, 감각 이상, 신경염, 무기력증
- 소화기 : 구역질, 구토, 더부룩함, 미각 이상, 드물게 췌장염
- 심혈관 : 혈관염
- 대사 : 저혈당증
- 기타 : 부종, 발열, 혈관염, 감각 이상 등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가 항갑상선제를 복용했는데도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면 방사선 요오드 치료나 수술을 권유받는다. 하지만 방사선 요오드 치료나 수술은 갑상선 기능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것이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몸에 갑상선 기능이 사라지면 갑상선 호르몬을 일생 동안 복용해야 한다. 문제는 외부에서 호르몬을 공급하는 것이 우리 몸의 고유한 갑상선 기능을 대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갑상선 호르몬의 필요량은 환자의 상태, 즉 육체 활동의 정도, 임신 여부, 스트레스, 심지어 수면이나 기온의 변화 등 다양한 조건에 의해서 달라진다. 외부에서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으로는 이러한 다양한 인체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원래 갑상선 항진증의 근본 원인은 잘못된 면역에 의한 것이다. 약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다고 해서 면역에 대한 치료 없이 갑상선의 고유한 기능을 없애 버리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발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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