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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13. 2017

06. 면역력을 돕는 참기름과 들기름

<갑상선, 면역력을 키워야 고친다>

필자가 어렸을 때 부엌에 들어가 보면 병 두어 개가 어둡고 서늘한 곳에 있었다. 참기름과 들기름이었다. 이 기름은 전이나 부침개를 요리할 때 사용됐다. 어둡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이유는 기름은 공기와 접촉하면 맛이 쉽게 변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필요한 만큼만 짜서 사용하고 그때그때 신선한 깨를 볶아서 기름을 짰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참기름이나 들기름이 하던 역할을 콩이나 옥수수를 짜서 만든 식용유가 대신했다. 식용유는 참기름과 달리 오래 두어도 맛이 잘 변하지 않고 값이 쌌다. 편리성과 효율성만 따지면 식용유는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기름이다.


식용유가 처음 탄생한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과거부터 콩이나 옥수수를 내륙의 평원에서 대량으로 재배하고 생산, 판매했다. 옥수수기름이 미국 전역에 배달되는 과정은 오랜 시간과 엄청난 노력이 요구됐다. 기름이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맛과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학자들은 자본가들의 요구에 따라 수소 원자를 기름 구조에 덧붙이면 오래 두어도 잘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옥수수나 콩기름에 부분적으로 수소이온을 첨가해 값싸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식용유를 시장에 내놓았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식용유는 들기름이나 참기름과 달리 건강에 좋지 않다. 유해한 활성 산소를 발생시켜서 염증을 일으킨다.


기름은 그 종류에 따라 면역 체계를 안정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염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킨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은 오메가3 지방산과 같이 염증을 가라앉히고 면역 기능을 튼튼하게 한다. 반면에 식용유와 같은 기름은 도리어 염증을 쉽게 생기게 하여 면역 기능에 해로운 쪽으로 작용한다.


우리는 문명이 발달하고 첨단의 기술을 응용한 제품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첨단의 기술이 무조건 우수한 것은 아니다. 가장 최근에 유명해진 다이어트 방법으로 구석기 다이어트(Paleo Diet)가 있다. 구석기 다이어트의 방법은 간단하다. 구석기인들이 먹던 것처럼 먹으면 살도 찌지 않고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땅에 살던 구석기인들이 무엇을 먹고살았는지 지금으로써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어떤 다이어트 방법이 유행이라고 해서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필자가 환자들에게 음식에 관해서 조언할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음식을 드시기 전에 지금 이 음식이 나의 할머니가 드시던 음식인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할머니가 드시던 김치, 현미밥, 된장찌개, 나물이라면 안전하고 드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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