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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19. 2017

10. 흉터 없는 로봇 수술, 괜찮은가요?(마지막 회)

<갑상선, 면역력을 키워야 고친다>

갑상선 수술은 전통적인 절개 수술, 한 단계 진화된 내시경 수술, 첨단으로 일컬어지는 로봇 수술로 나뉜다. 절개 수술은 목 중앙을 5~6센티미터 정도 절개한 뒤에 종양을 제거하는 것으로, 시야가 많이 확보되며 갑상선암 절개에 앞서 경부 임파절을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다. 단, 목의 정중앙에서 5센티미터 이상 수술 흉터가 남아 미용 상 문제로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수술 후 피부 당김, 감각 저하 등 불편함이 유발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여성은 ‘흉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이를 감안하여 등장한 것이 바로 내시경 수술이다. 내시경 수술은 1999년에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외과 교수팀이 양측 유두 주위 절개를 통한 갑상선 접근법으로 처음 성공했다. 지금은 세브란스 병원에서 주로 시술되는 겨드랑이 접근법과 서울대병원에서 주로 시술되는 유두 주위 접근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어떤 방식의 내시경 수술을 받더라도 양측 유두 주위에서 갑상선까지 한 뼘 정도 또는 겨드랑이에서 갑상선까지 한 뼘 정도는 손바닥 길이 정도의 터널을 피하에 뚫어 놔야 수술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로봇 수술은 시행 횟수가 나날이 늘고 있다. 로봇 수술 방식은 내시경 수술과 거의 유사하다. 겨드랑이와 유륜 등에 0.5~1센티미터의 절개 구멍 1~4개를 내고, 로봇 팔을 넣어 목 부위의 갑상선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내시경 수술과 마찬가지로 흉터가 남지 않으며 회복 기간이 짧다.

그런데 단점도 있다. 로봇 수술은 최소 3개, 보통 4개가량의 로봇 팔이 들어가야 이루어진다. 로봇 팔이 들어갈 공간을 마련하려면 내시경으로 뚫어야 한다. 목 주위를 절개하는 것보다 수술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또 이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갑상선 주위의 신경 조직이나 피부 조직, 성대 관련 조직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그로 인한 관련 기능의 저하와 통증이 로봇수술의 크나큰 단점이다.

실제로 유두 주위로 내시경을 넣어 수술을 받게 되면 양측 유방 윗부분이 겨드랑이로 접근해 내시경을 넣을 경우 겨드랑이에서 쇄골 윗부분으로 통증이 발생한다. 수술 후 1개월 남짓 통증이 지속되고, 어느 정도 회복된 후에도 해당 부위의 감각이 떨어지기도 한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 봐도 이와 같은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 Freepik.com


그럼에도 병원에서는 로봇 수술의 장점만을 홍보하고 단점은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 로봇 수술은 고가의 장비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술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런 이유로 유독 수술 흉터에 연연하는 한국 사람들의 성향과 병원의 상업성이 만나 로봇 수술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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