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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20. 2017

02. 마음속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라.

<카페이서 만난 장자>

마음속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라. 그러면 모든 것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마음속이 텅 비면 이 세상은 끝없이 탁 트이고 광활해진다!
어디를 가든 느낌이 좋아진다. 지금 이 순간도 그렇고,
언제 어디서든지 그럴 것이다.

장자는 호수의 물고기를 보며 물고기가 즐겁다고 말했다.

인생을 돌아보면 우리는 관계의 집착 때문에 함께 추락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가령 사랑 또는 우정을 지나치게 갈구하여 결국 공멸의 비운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함께 쇼핑하거나 나이트클럽에 갈 때 도의(道義)로써 친구가 되고 서로 도와 인덕(仁德)을 수양하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상호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진심으로 의기투합할 수 있을까? 만약 우리 각자의‘마음’이 밖으로 나와서 주인이 된다면 나의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이 진정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면‘형체’,‘그림자’,‘그림자의 그림자’를 벗어던지고 진심을 드러내며 진인(眞人)이 될 수 있다. 또한 바로 이 시점에서 나의 마음과 친구의 마음이 직접 대면한다.

나와 세상 만물이 서로 마음을 통한다는 ‘호량지변’이야기는 《장자》제17편‘추수(秋水)’편에 나온다. 대만의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이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어느 날 장자는 친구 혜시(惠施)와 함께 호수 위의 돌다리(濠梁)를 걷고 있었다. 중국의‘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부르는 민간설화‘양산백(梁山伯)과 축영대(祝英臺) 이야기’의 주 무대인 서호(西湖)의 장교(長橋)를 떠올려도 좋다. 장자가 도가의 대표 사상가라면 혜시는 명가(名家)의 대표 인물이다. 명가는 중국의 제자백가(諸子百家) 중 하나로, 주로 논리를 통해 명(名)과 실(實)의 문제를 논했던 철학 사상이다. 장자는 호수의 물고기가‘한가롭게(從容) 헤엄치는’모습을 보았다.‘한가롭게’는 자유롭고(自在), 스스로 느끼는(自得) 실존적 상태이다. 장자는 여기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것이 물고기의 즐거움이라네(是魚樂也).”


물고기의 한가로운 모습을 보면서 장자가 외친 이 말은 사실 인생에 대한 그의 관점이 담겨있다. 호수라고 하는 작은 세상 속에서 저렇게 자유롭고 한가롭게 헤엄칠 수 있다니 물고기는 얼마나 즐거울까! 이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찬사이자 감탄이었다! 장자는 물고기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그 말은 동시에 자기 자신의 삶을 표현한 생생한 증언이기도 했다. 실제로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반드시‘즐거운’상태여야만 물고기가‘즐겁다’라고 말할 수 있다. 만약 우리의 삶이 고통과 비애, 스트레스로 가득하다면 결코 물고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즐거움이라는 존재 의식도 결코 우리의 마음에서 우러날 수 없다. 이처럼 우리의 인생관은 삶의 방향을 지배하고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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