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굳건히 서 있는 삶”
더굿북의 오디오북, <책 듣는 5분>입니다.
안녕하세요, 더좋은책연구소장 임재영입니다.
책 듣는 5분은 매주 한 권의 새로운 책,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책을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삶은 균형입니다. 아기가 두 다리로 설 때, 균형을 잃으면 넘어집니다. 자전거는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열심히 일했다면 적절히 휴식 시간도 가져야 과로하지 않게 됩니다. 몸과 마음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또한, 현실과 이상의 균형도 중요합니다. 이루지 못할 꿈을 꾸되, 두 발은 현실에 단단히 고정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균형이 무너지면 알파고 앞에서 바둑의 최고수들도 위축되는 것처럼, 실력을 발휘하기가 어렵습니다.
삶의 속도는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음식과 패션, 최신 IT 시스템은 급속한 변화를 만듭니다. 덜 자고 더 일하는 일상, 패스트푸드, 스피드 데이트, 파워 낮잠, 속성 치료와 같은 스피드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나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런 가속도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요? 우리는 더 많이 하되, 더 잘해야 하고, 더 오래 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의 내용이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다산북스가 출간한 <스탠드펌>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굳건히 서 있는 삶으로서 이 질문들에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해드릴 것입니다.
북유럽에 서울 인구의 절반인 560만 명이 사는 나라, 우리나라 GDP의 1.8배인 5만3천 달러의 국민 소득으로 세계 10위의 ‘잘 사는 나라’, 특히 삶의 질 측면에서 지난 3년간 연속으로 세계 1위에 오른 풍요의 나라 덴마크. 저자는 덴마크에서 심리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현대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제를 고민해 왔습니다. 그는 자기계발의 상술을 비판하며 속도와 효율만을 중시하는 가속화 사회가 낳은 문제를 해결하길 원했습니다.
그가 <스탠드펌>을 쓰고 난 후 자기계발 도서 출판사와 긍정 심리학자들의 거센 비난이 있었는데요, 이 책이 덴마크 공영방송으로부터 상을 받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판매량이 많아짐에 따른 반대급부였습니다. 세계에서 행복 지수가 가장 높다는 덴마크에서도 이 책이 많은 관심을 끈 것을 보면, 자기계발에 대한 피로감과 문제의식이 적지 않은가 봅니다.
이 책 <스탠드펌>의 프롤로그에서 저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 책이 일종의 안티-자기계발서가 되어서 사람들이 자기 삶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과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도록 격려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점점 빨라지기만 하는 문화에서 생존하는 법, 단단히 서 있는 법을 배우기 위해 고대 스토아 철학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스토아 철학이 강조하는 자기통제, 마음의 평화, 존엄, 의무, 삶의 유한한 본성에 대한 성찰은 우리에게 혜안을 준다.”
안티-자기계발서. 저자는 가속화 사회의 한 단면으로서 자기계발에 의구심을 드러냅니다. 자기계발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성공과 성장입니다. 우리는 치우쳐 있습니다. 물질적인 성취에. 삶은 우리에게 채찍질합니다. 성공을 위해, 성장하려면 쉼 없이 달려야만 한다고. 우리는 이미 그렇게 프로그래밍 되어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자기계발서대로 해본 삶의 결과는 어떤가요? 저자는 ‘삶은 자신이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탠드펌>은 자기계발의 반대 방향에 서서 현실을 바라봅니다. 자기계발서가 점점 자기 내면을 바라보고 무의식에 귀를 기울이라고 주장하는 데 반해, 저자는 자기 내면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자기계발이 존엄한 삶을 방해한다는 것이죠. 자기계발에 몰두하고 자기만 찾다 보면 자기 안에 매몰된 좁은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또한, 모든 판단의 기준을 자기로 할 때, 오만이 싹트고 모든 문제의 근원을 자기에게 돌리는 어리석은 결론에 이르게 되지요. 더군다나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개인의 열정과 긍정성 문제로 축소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자기계발에 매달리는 과정에서 우리의 삶은 일련의 ‘프로젝트’가 되고 관계는 ‘도구화’에 그치고 말 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균형 잡힌 세계관으로 세상을 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 저자는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쓰는 7단계 프로젝트를 흉내 내서 역설적으로 가속화 문화의 병폐에 대항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첫째, 자기 내면의 소리에 주목하기를 멈추십시오. 내 안에서 답을 찾고 내 마음이 원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은 본질적인 가치가 없습니다. 대신 우리가 서로 연결된 사람들에게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은 본질에서 가치 있는 일입니다.
둘째, 삶의 부정적인 면을 바라보십시오. 삶은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 있습니다. 우리가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일도 있지만, 삶의 부정적 면은 언제는 있는 법입니다.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를 생각할 때 미래의 시련을 준비하게 됩니다. ‘발가락이 따끔거려. 하지만 나머지 다리는 멀쩡하잖아!’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셋째, ‘아니요’라고 말하십시오. 넷째, 감정을 억제하십시오. 다섯째, 코치와 헤어지십시오. 여섯째, 자기계발서 대신 소설을 읽으십시오. 마지막으로 과거에 집착하십시오.
이 같은 저자의 일곱 가지 주장은 우리의 통념과 얼마나 다릅니까. 우리는 자기계발에 얼마나 깊이 매몰된 삶을 살아왔습니까. 자기계발이 하라는 대로 나 자신만 바라보다가 타인과의 관계와 나 자신과의 관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기계발에 정신이 팔려 우리가 보지 못하고, 하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합니다. 자기계발의 울타리에서 벗어났을 때, 우리는 참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자기계발에 삶을 쓸 시간에 우리와 관계 맺은 사람들과 단단히, 함께 서 있는 법을 배우는 것이 더 존엄한 삶으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7개의 조언을 통해 자신을 굳건히 지켜내고, 자기계발의 반대편에 서서 삶의 의미를 찾고, 균형을 이루는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회부터는 책에 마음을 담아 전하는 오수진 캐스터의 목소리로 <스탠드펌>을 들려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임재영 l 더좋은책연구소 소장, 서평가
“독서는 완전한(full) 사람을, 토론은 준비된(ready) 사람을, 쓰기는 정밀한(exact) 사람을 만든다.”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에 이끌려 독서에 몰입했다. 책을 읽고 비평하며 더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일에 매력을 느껴 서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