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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23. 2017

08. 왜 유럽에서는 빌 게이츠가 나오지 않는가?

<대한민국을 살리는 중소기업의 힘>

          

2005년 유럽연합(EU)에서 “왜 유럽에서는 빌 게이츠가 나오지 않는가?”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보고서의 결론은 ‘실패에 대한 관용이 부족한 사회 문화와 제도’로 인하여 청년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고 도전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EU는 2008년 회원국들의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SBA(Small Business Act) 10대 원칙을 발표했다. 그 첫 번째 원칙이 “기업가 및 가족기업의 성장과 기업가적 활동이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고, 두 번째 원칙이 “부도(실패) 경험이 있는 정직한 기업가들이 즉시 재기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었다.

EU 사회에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아직도 실패가 불명예라는 인식이 만연되어 있고 사회 전반적으로 재기 기업인의 잠재력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유럽인의 47%가 실패한 적이 있는 기업으로부터 주문을 꺼린다고 하니 실패한 기업인의 재기가 쉽지 않음을 엿볼 수 있다. EU는 부도 처리 기간이 4개월에서 9년 정도까지 걸리는 등 실패한 사업자가 부도 처리 장기화로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다 보니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EU의 사업가들은 사업가 자신의 담보로 대출을 받기보다는 기업을 기반으로 해서 대출을 받는 구조가 정착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거래처가 이들을 사업 파트너로서 기피하는 관행이 있어 재기의 어려움이 크다. 현재 유럽의 위기는 재정 위기 이전에 도전과 창조 정신의 약화로 인한 사회 역동성 저하에 기인한 바가 크다.

2011년 벤처기업협회에서 벤처기업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왜 한국에서는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기업가가 나오지 않는가?”라는 조사를 한 적이 있다.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것이 “실패에 대한 관용문화의 부재”와 “재기 시스템 부재”였다. 2005년 EU의 경우와 같은 응답이었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혁신형 창업가와 기술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원인은 실패 후 재도전의 기회가 많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성공 창업자가 평균 3번 정도의 실패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도 재도전을 원활하게 하는 사회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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