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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03. 2017

05. 사람의 주거 공간_인간 관찰 보고서

<완벽한 호모 사피엔스가 되는 법>

사람의 주거지에는 그들의 논리와 감정이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주는 아주 흥미로운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그 특징은 너무나도 확고하게 정해져 있어서 쉽게 흉내 낼 수 있다. 그렇지만 사람의 행동 가운데는 동시에 요타플롭스(yottaflops, 컴퓨터의 성능을 나타내는 단위로 1초 동안 1024개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옮긴이)에 달하는 연산 과정을 처리해야 흉내 낼 수 있는 아주 복잡한 행동도 있는데, 그런 행동을 흉내 내려고 씨름하기 전에 유기체와 상호 작용하는 서식지를 사람이 사는 주거지처럼 꾸미는 방법부터 먼저 살펴보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최악의 경우에도 그저 입을 다물고 있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주거지의 형태를 보고 사람들은 우리 안드로이드를 자기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줄 것이다.


시각 자료 2.1. 사람 주거 공간 조성하기 A

부엌: 부엌은 사람임을 나타내는 표지가 아주 많은 곳이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가는 우리가 유기체가 아니라는 사실이 즉시 드러날 것이다. 반드시 여기 적은 지시 내용을 따라야 한다. 특히 사람에게는 무언가를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데 필요한 초기 에너지 한계를 뛰어넘는 일이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는 물리적 관성이 작용하지 않는데도 사람은 그런 관성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곧 나쁜 결과가 나오기 직전까지 행동하지 않고 미루는 것이 사람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데, 그런 특성을 가장 분명하고 확고하게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부엌이다.



① 알코올: 이 물질은 사람에게 정말 중요하다.

② 냉장고: 기한이 다 된 음식도 미생물이 번식했음이 분명한 시각 및 후각적 증거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냉장고에서 꺼내면 안 된다.

③ 싱크대: 싱크대에는 반드시 그릇을 몇 개 정도 쌓아 두어야 한다.
주의: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그릇을 치우고 싶다는 욕망이 저절로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엌에서 다른 사람도 볼 수 있는 공간은 다른 사람이 더럽다는 지적을 했을 때만 치워야 한다.

④ 찬장: 많은 사람이 몸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음식을 먹는다. 이런 음식들 대부분은 사람이 처음 진화했을 때는 없었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의 유전자에 입력된 이런 음식에 반응하는 즐거움을 극복할 능력이 없다. 역시 건강에 대한 걱정보다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더 걱정해야 하므로 이런 음식들은 대부분 숨겨 두어야 한다.



시각 자료 2.2. 사람 주거 공간 조성하기 B

거실: 이 공간은 그 어떤 공간보다도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곳을 조금 더 기능적인 공간으로 활용한다. 거실을 사람이 사는 공간처럼 꾸미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거실 한가운데에 텔레비전을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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