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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07. 2017

00. <여행의 취향> 연재 예고

<여행의 취향>

일상 안으로 끌어들이는 특별한 여행

세상을 사는 또 하나의 방식, 여행
떠나고 머무르고 돌아오는 그, 설레는 이동과 만남의 취향

떠나기를 반복했던 것처럼 돌아오기를 계속했다. 떠나기를 기다렸던 만큼 돌아오기를 즐겼다. 어떤 여행에나 시작과 함께 끝이 있었고, 여행의 끝은 집으로, 일상의 삶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새로운 여행지, 미지의 공간으로 떠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었고, 떠나서 즐기는 삶의 기쁨은 매 순간 컸다. 생경하고 낯선 분위기와 문화, 공간 그리고 사람과 인연 맺고 그 인연을 이어가는 것은 삶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어딘가로 떠났다가 본래 머물던 장소로 돌아왔을 때의 반가움과 익숙함은, 여행을 떠나며 기대했던 것처럼 한 방향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 내게 여행은 ‘일상을 벗어난 무엇’이 아니었다. 살아가는 여행(일상)과 떠나는 여행, 두 여행은 중복되고 교차했다. 두 여행은 결국 나의 삶을 이루는 한 흐름이었으므로.

늘 떠나기만 할 수는 없었다. 떠남 이외의 시간이 내 삶에 있었고, 떠남만을 즐긴다면 내가 허비하게 될 시간은 너무 많았다. 반대로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는 신선함이 있었지만, 낯선 여행지에서 이방인으로만 있는 것은 달갑지 않았다. 나는 여행 안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싶었다. 그래서 일상을 여행으로, 여행을 일상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시작됐다. 평범함과는 거리를 약간 둔 조금은 새로운 일상, 새로운 곳이지만 편안함과 익숙함도 느낄 수 있는 여행.

그러기 위해 익숙하고 낯익은 것을 낯설고 특별하게, 낯선 것을 가깝고 편안하게 대하고자 노력한다.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한편, 나와 다른 타자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자 나의 일상은 여행을 닮아갔고, 나의 여행은 일상을 닮게 되었다.

신선하면서도 편안한 시간을 찾기 위한 여행과 일상에는 언제나 나의 ‘취향’이 함께 해왔다. 여행의 취향. 내게 여행과 일상, 나아가 이를 모두 포괄한 삶이란 결국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경로였던 거 같다. 그 누구보다 어떤 다른 이보다 알기 어렵지만, 알아가는 게 중요한 존재인 ‘나’ 자신.

일상의 여행과 여행의 일상을 통해 알게 된 것은 그 어떤 멋진 공간, 장면, 누군가보다 나 자신이었다. 내가 어떤 이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것을 바라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지 등. 여행은 나의 취향을 보다 분명하게 하고 또렷이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나의 취향을, 나를 알아가기 위해 그렇게 떠나고 머무르기를 반복했나 보다. 그리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떠나고 머무르기를 반복하겠지. 이 책은 취향에 맞는 떠남과 머무름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 l 고나희

저자 고나희(BLOG.NAVER.COM/SARI0422)는 연세대 사학과에서 서양사를 전공했다. 동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며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책과 여행, 사진에 관심이 많았고, 어학연수와 대학 전공 답사, 해외출장, 해외 장기체류 등 다양한 형태의 여행을 경험했다. 혼자 떠났던 유럽 여행 이후 홀로 하는 여행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다음 여행지에 대해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을 낙으로 삼으며 일상을 여행으로, 여행을 일상으로 여기는 일상여행자.




[연재 목차 및 일정]

01. 파리, 꼭 가야 할 이유를 갖는 공간 
02. 여행, 머무는 취향 
03. 여행그릇, 여행을 오롯이 남기는 것
04. 상하이, 사진 한 장이 이끈 곳
05. 베네치아, 길 잃기에 완벽한 곳
06. 문학 영웅과 다섯 시간 프랑크푸르트 
07. 교토, 눈 내리는 길과 라떼아트
08. 교토, 축제는 삶을 담고 있다!
09. 홍콩, 인연 맞는 곳
10. 나에게 주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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