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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11. 2017

05. 호주 이민, 기술 전문학교를 들어가다.

<나는 호주의 행복한 버스 드라이버>

THEBARTON SENIOR COLLEGE는 호주의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하여 입학하는 기술 전문학교로서, 초기 이민자들 또한 입학이 허락되어 같이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온 이민자들 대부분은 젊은이들이지만, 나로서는 꼭 넘어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이었다. 

입학 조건은 없으며, 스스로의 선택과 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입학하여 공부할 수 있다. 대부분의 초기 이민자들은 ‘할인혜택(Concession)’이라는 생활보호대상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학비 또한 거의 무료로 공부할 수 있다. 당시 나는 마흔세 살이었다. 결코 적은 나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초기 입국한 지 2개월만인 3월 초에 입학하였으므로 그나마 시간적인 갭은 최대한 줄인 출발이었다.

나는 여러 과정 중 건축 일반과정(General Constructio)에 등록하였다. 건축 일반과정 내에는 다시 조적(벽돌), 미장, 페인트, 목공 등의 과정으로 세분되지만, 나는 그중 조적(벽돌)을 선택하여 6개월간의 과정을 이수하였다. 

조적 과정에만 약 10여 명의 학생들이 있었으나, 대부분은 호주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친구들이어서 처음에는 아들뻘의 아이들과 수업을 함께하는 과정이 매우 어색하였다. 더구나 언어적으로도 매우 부족한 상태라 긴장도 많이 했다. 하지만 곧 스스로 익숙해졌고, 그들로부터 언어로 인한 어떠한 차별적 행동도 경험하지 못했다.

6개월 후 나는 전문학교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이제는 건축 현장으로 나가야 할 때였다. 호주라는 나라의 근본을 느끼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기술학교를 졸업하기만 하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호주는 자체적으로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나라이고, 노동 연령층이 매우 젊은 데다 이민자의 유입 또한 매우 활발하기 때문에 주택 건축을 중심으로 한 일반 건축 및 사회기반 구축을 위한 토목이 매우 활발한 나라이다. 게다가 정부 예산 중 많은 부분이 사회시설의 보수 및 개발에 투입되는 까닭에 노동시장에서의 수요가 많은데, 그 노동력 수요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 소위 ‘견습공’이라는 제도이다. 견습공 (Apprentice) 과정이 호주 노동시장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견습공 (Apprentice) 제도란?

통상적으로 호주는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혹은 고등학교 3학년부터 전문기술학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아마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학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 언제든지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은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정도의 전문기술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받는다. 그 과정은 매우 다양하여 건축 분야는 물론 요리, 미용, 컴퓨터, 소매과정 등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 Certificate 1부터 Certificate 4까지의 과정이 있는데, 4의 과정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직업에 따라서 요구하는 수준이 상이하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Certificate 3부터 취업이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단지 이러한 과정들은 대학 교육과는 달리 실전(Field)에서 즉시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 교육이므로, 졸업 후 대부분이 서비스업 혹은 건축과 토목 과정에 취업한다. 이들 과정 중 특히 건축과 토목 분야는 Apprentice(견습공) 과정을 정부에서 운영하는데, 초보기술자를 전문기술자로 양성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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