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튼살 개선하는 방법, '이렇게' 해라.

<매력적인 피부 여행>

튼 자국에는 자연의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 우리의 몸은 세로로 성장하고 가로로 성장한다. 세로 성장은 주로 16~18세 때 진행된다. 가로 성장은 시기도 한계도 없다. 여자들은 사춘기 때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배, 가슴, 다리, 엉덩이를 풍만하게 만든다. 다이어트 트레이너가 간단명료하게 제시하는 몸매는 ‘여성스러움’과 전혀 맞지 않다. 이 과정에서 피부는 몸을 감싸기 위해 최선을 다해 함께 성장한다. 몸이 커질 때 피부는 진피에 있는 탄력적인 섬유질 덕분에 스판 소재 운동복처럼 유연하게 잘 늘어난다. 의류 산업에서 다양한 섬유 소재가 사용되듯, 피부도 저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신축성이 다 다르다. 그러니까 피부가 홈웨어처럼 잘 늘어나느냐 아니면 예쁘지만 억세게 제 모양을 고집하는 정장재킷 같으냐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에 달려 있다.

그러나 때때로 부위에 따라 피부가 과도하게 늘어나다가 찢어지는 일을 방지하려면 튼튼하게 잡아줄 일종의 추가 봉제선이 필요하다. 종아리가 너무 빨리 굵어지면, 임신 기간에 유선이 팽창해 가슴이 너무 빨리 B컵에서 D컵으로 커지면, 아기나 비곗덩이를 위한 자리를 만들기 위해 배가 점점 커지면 그에 맞춰 진피의 섬유질이 계속해서 늘어나다가 어느 수준 이상 되면 과도한 팽창으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결합조직에 생긴 이런 균열을 메우고 훼손된 구역을 장기적으로 튼튼하게 유지하기 위해 진피는 서둘러 섬유질로 바느질을 한다. 팽창해서 얇아진 표피 뒤로 이런 비상 봉제선이 보인다. 방금 생긴 튼 자국은, 상처로 흉터가 생길 때처럼 처음에는 붉은색이다. 그러나 우리는 초기의 붉은 기운을 감지하지 못하다가, 오래된 흉터처럼 흰색으로 변하고 나서 한참 지난 뒤에, 어느 날 문득 나일 강 삼각주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다.

튼 자국의 세로 선들은 피부가 옆으로 팽창했다는 뜻이고, 가로 선들은 세로로 과도하게 급성장했다는 표시다. 운이 나쁘면 튼 자국이 아주 넓게 많이 생기고, 색깔도 붉은색이나 보라색일 수 있으며, 튼자국 사이의 피부가 탄력을 잃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쭈글쭈글해진 채 매달려 있을 수 있다. 전혀 문제가 안 되는 평범한 상태인지, 치료가 필요한 낙인 같은 상태인지를 가르는 경계선은 아주 모호하다.

붉은색 튼 자국은 스테로이드제 장기 복용의 부작용이거나 부신에서 코르티솔을 과잉생산하는 ‘쿠싱 증후군(Cushing’s syndrome)’의 결과물이다. 코르티솔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면 피부가 얇고 약해져 쉽게 튼 자국이 생긴다. 튼 자국이 너무 심하다면 혈중 코르티솔 수치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임신 기간에 꼬집기 마시지로 피부를 늘려주면 튼 자국을 약간 예방할 수 있다. 먼저 유분이 많은 크림이나 연고를 준비한다. 여기에 올리브유를 약간 섞어도 괜찮다. 그러나 오로지 올리브유만으로 마사지를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올리브유가 피부보호벽의 소중한 지방을 씻어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유분이 많은 크림은 괜찮다. 엄지와 검지에 크림을 바른 뒤 배 혹은 엉덩이 살을 잡는다. 살을 위로 살짝 잡아당겼다가 찰싹 소리가 나게 다시 놓는다. 그 옆자리로 이동해 다시 살을 잡아당겼다 놓는다. 튼 자국이 생길 위험이 있는 부위 전체를 이런 식으로 잡아당겼다 놓는다. 이런 마사지 방법 외에 탄력적인 섬유질을 잘 보존하려면 혈중 미량영양소의 수치가 정상이어야 한다. 식단을 개선해야 할지, 영양제를 복용해야 할지는 주치의의 권유를 따르면 된다.

튼 자국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개선할 수는 있다. 니들롤러, 스탬프, 레이저 가열 등의 방법이 그것이다. 단백질은 열에 매우 민감하다. 계란 프라이를 해본 사람이라면 계란흰자가 얼마나 빨리 익는지 잘 알 것이다. 튼 자국 안의 단백질 구조도 고열로 바꿀 수 있다. 또한 레이저로 튼 자국의 붉은 실핏줄을 없앨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탄력을 잃고 너무 처진 피부의 경우, 잘라내고 다시 봉합하는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게 해도 튼 자국은 여전히 보이고 여러 달, 심지어 여러 해 동안 치료를 해야 조금씩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