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오드리 헵번의 두 번째 결혼

<어쩌자고 결혼했을까>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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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말라버린 오드리의 마음을 사로잡아 이혼을 결심시킨 것은 로마대학의 조교수인 정신과 의사 안드레아 도티(Andrea Dotti)였다. 9살 연하인 안드레아는 이탈리아 귀족 출신답게 온후하고 우아한 몸가짐을 갖추었고,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의 성격상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안정된 유대 관계를 키워 나가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상대였다.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서 자란 안드레아는 겉으로 보이는 온화한 표정에서는 엿볼 수 없는 불안정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소문난 호색한으로, 한 여자를 계속 사랑하거나 착실하게 육아를 돕는 것은 그의 본성에 반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사랑에 굶주린 오드리는 자신이 더욱 참혹한 실패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오드리는 이혼하자마자 마흔이라는 시한에 맞추기라도 하듯 곧바로 안드레아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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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4개월 후 임신해 두 번째 아들 루카(Luca)를 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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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의 탄생이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확고하게 해줄 거라고 믿었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육아에만 매달리는 아내에게 흥미를 잃은 듯 안드레아는 독신일 때처럼 방탕한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젊은 미녀와 나이트클럽에 있는 모습이 몇 번이나 발각되었다. 이들 부부의 위기는 세간의 가십거리가 되었다.


두 번이나 같은 실패를 할 순 없었다. 오드리는 필사적으로 젊은 남편을 변호하고 관용의 태도를 취했다. 9살이나 나이 어린 남편을 자신에게 붙들어 매둔 것이 가엽다는 듯 “그가 자유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감쌌다. 그러나 훗날 오드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구속받지 않는 결혼은 실패하게 됩니다. 사랑이 있으면 부도덕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애착 유형으로 보면 오드리는 애정과 성원을 남보다 곱절이나 원하는 불안형으로, 애정을 잃고 싶지 않은 나머지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더라도 지나칠 만큼 상대방에게 맞추는 의존적인 면을 갖고 있었다. 한편 안드레아는 정서적인 교류를 깊이 갖지 않고 자신을 지키는 회피형 애착 유형인 동시에, 칭찬이나 화려함을 갈망하는 전형적인 자기애성 인격을 가진 남자였다. 그가 정신과 의사가 된 것은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공감하고 힘이 되는 일에 기쁨을 느꼈기 때문이 아니라 정서적인 것을 분석해 사람을 통제하거나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서적인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공감을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오드리와 표면적인 분석만으로 충분하고 타인의 슬픔은 강 건너 불구경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안드레아는 물과 기름 같은 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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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차이는 다음과 같은 일화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오드리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자, 오드리는 몹시 상심해서 며칠 동안 슬픔에 잠겼다. 하지만 안드레아는 아무리 사이가 좋았더라도 생판 남인 사람의 죽음을 왜 그렇게까지 슬퍼하는 건지 아내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정신과 의사였는데도 안드레아는 아내의 슬픔에 공감하는 것은 물론 이해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내를 위로하기는커녕 나중에는 비난하기까지 했다. 파트너가 상처를 입어 도움이 절실할 때일수록 분노를 느끼는 회피형의 전형적인 반응이다. 그런 남편에게서 마음이 떠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부터 파국이 예상된 결혼이었지만, 그래도 오드리는 이 결혼에 10년이나 매달렸다. 아들 루카에게서 아버지를 뺏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했고,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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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오드리는 이혼을 신청해 2년이 지난 뒤 성립되었다. 그때 오드리는 53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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