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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26. 2017

06. 콜로라도의 친구들

<사랑의 온도>

미국 콜로라도의 아홉 살 소녀 캐머런 맥러플린에게는 소아암을 앓는 친구가 있었다. 친구 마리 팩은 무사히 암 치료를 마쳤으나 등교하기가 쑥스러웠다. 항암치료를 받느라 머리를 다 깎아버렸기 때문이다. 마리의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본 맥러플린은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에게 말했다.
“엄마, 팩처럼 제 머리도 빡빡 밀어주세요.”
“여자애가 무슨 민머리라니!”

처음엔 손사래를 치던 어머니는 결국 딸의 우정에 감동해 승낙했다.

어머니는 더 큰 계획을 세웠다. 같은 처지의 다른 암 환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하는 행사를 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학교 선생님과 학부모들을 설득했고 드디어 삭발 행사가 열렸다.

마리 팩과 캐머런 맥러플린


아이들은 한 명씩 단상에 올라가 머리를 빡빡 밀었다. 여교사와 교장, 그리고 학부모들까지 삭발했다. 팩의 1학년 담임선생님은 팩에게 자신의 머리를 밀어달라고 부탁했다. 삭발 행사에 나온 팩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좋았어요. 그렇게 많은 친구들이 삭발할 줄은 몰랐어요.”


메리디안 초등학교의 삭발 행사에는 80여 명이 참여했고 2천500만 원의 기부금까지 마련되었다. 기부금은 소아암 치료 연구를 지원하는 세인트 발드릭스 재단에 보내졌다.

친구는 어떤 존재일까? 사람에게 매년 2천만 원이 생기면 2퍼센트 정도 행복감이 상승하지만 좋은 친구 한 명이 생기면 15퍼센트나 더 행복해진다고 한다. 좋은 친구 한 명이 연봉 1억5천만 원의 효과가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친구의 가치를 어떻게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우리 삶에서 친구의 영향력은 아주 강력하다. 당신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살이 찌면 당신도 살이 찌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 사람이 담배를 끊으면 당신도 담배를 끊을 확률이 높아진다.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3단계 영향 법칙’이다.

진정한 친구는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더 행복해지는 존재가 아닐까. 아픔을 나누기 위해 자신의 머리를 깎는 단 한 명의 친구가 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 친구 덕택에 내가, 나의 친구가, 나의 친구의 친구가 더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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