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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31. 2017

02. 무지의 지

<처음 만난 철학>

소크라테스의 변론_플라톤

소크라테스는 변론 도중에 자신은 소피스트와는 다른 지혜를 가졌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무지(無知)의 지(知)’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한 번쯤은 읽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아는 사람은 의외로 적을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델포이 신전에서 “나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있는가.”라고 질문한 적이 있다. 그러자 “소크라테스보다 지혜로운 사람은 없다.”는 신탁이 내려왔다.

신탁의 진위 여부는 제쳐두고, 소크라테스는 이 신탁을 듣고 놀랐다. 왜냐하면 자신이 지혜롭지 못하다고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무지한 자신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없다는 것일까. 소크라테스는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한 정치가와의 논의를 떠올리고 신탁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확실히 그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하는 ‘선’이나 ‘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이런 사소한 깨달음 덕분에 내가 더 지혜로워지는 모양이다. 즉, 나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더 뛰어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이 정치가뿐만 아니라 현명하기로 이름난 인물을 찾아가 논의를 반복했지만, 그들 역시 세속적이고 하찮은 지혜만 갖췄을 뿐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러한 태도는 ‘나는 무지하다.’라는 자각을 토대로 정말 생각해야 할 문제에 대한 탐구를 처음부터 시작하려고 하는 소크라테스와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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