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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31. 2017

09. 링의 룰을 지키세요.

<사랑의 온도>

결혼은 흔히 항해에 비유한다. 그 항해는 평생을 지속하는 데다 좌초 위험도 높다. 영국에 이런 속담이 있다.

‘바다에 나갈 때는 일주일을 기도하라. 전쟁터에 나갈 때는 한 달을 기도하라. 하지만 결혼을 할 때에는 평생을 기도해야 한다.’

둘이 사랑해서 백년을 약속했더라도 부부가 함께 생활하다 보면 항해를 방해하는 암초가 무수히 등장한다. 사소한 의견 대립이 종종 싸움으로 비화된다.

부부싸움에서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전쟁은 매우 위험하다. 싸움을 하다 보면 마음속의 묵은 찌꺼기들이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것을 모두 쏟아낸다면 싸움을 그친 후에 통제 불능, 수습 불능의 사태가 초래되고 만다. 그러므로 결혼 생활에서 안전 항해를 하려면 항로 이탈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수칙이 필요하다.

주위에 화목하게 사는 부부가 있었다. 그분들도 부부싸움을 자주 하는 편이다. 그래서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부부싸움을 할 때 게임의 룰을 지킨다고 했다. 다시 말해 평상시에 서로 반말을 하다가도 싸울 때만큼은 반드시 존댓말을 쓴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하셨어요?”
“내가 언제 그랬습니까?”

이러다 보니 확전이 안 된다는 것이다. 흔히 이혼을 부르는 주범으로 성격 차이를 지목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는 말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결혼 전문가 존 가트맨 박사가 3천600쌍의 부부를 40년간 연구해 보았더니 부부 갈등의 원인은 성격이나 나이 차이, 자녀 문제, 고부 갈등이 아니었다. 갈등을 야기하고 증폭시키는 범인은 바로 부부간에 주고받는 험한 말이었다.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결혼을 할 때 신랑신부는 서로 반지를 선물한다. 반지는 영어로 ‘링’이다. 권투 경기장의 링과 철자가 똑같다. 부부가 링을 주고받았으면 링 바깥으로 뛰쳐나가는 반칙은 삼가야 한다.


결혼반지의 둥근 모양은 시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영원한 사랑을 상징한다. 그런 ‘변치 않는’ 사랑을 이어가자면 ‘변치 않는’ 룰이 있어야 한다.

부부가 함께 링의 룰을 만들고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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