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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31. 2017

09. 꿈이 이끄는 대로 써라!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

윌리엄 제퍼슨 클린턴은 20세기에 가장 성공한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그는 사회경제적으로 최하위층, 그것도 결손가정에서 태어났지만 32세에 미국 역사상 최연소로 주지사에 당선되는 기록을 세웠고, 보통 정치인이라면 이제 막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나이인 46세에 세계 정치계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미합중국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이런 성공의 축복을 받은 사람이 인류 역사상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클린턴은 자서전 《빌 클린턴의 마이 라이프》의 첫 페이지를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법대를 갓 졸업하고 인생을 한번 제대로 살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가슴이 뜨거웠던 젊은 시절, 나는 즐겨 읽던 소설과 역사책을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실용서 한 권을 사 보았다. 앨런 라킨이 쓴 《시간과 인생을 통제하는 방법(How to Get Control of Your Time and Your Life)》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의 요점은 단기·중기·장기 인생 목표를 나열한 다음 중요도에 따라 구분을 해보라는 것이었다. A그룹에는 가장 중요한 것, B그룹에는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 C그룹에는 마지막 목표들을 집어넣고, 각 목표마다 그것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 행동을 적어야 했다.

나는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그 책을 갖고 있다. 그때 목표를 적은 종이도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A그룹에 적었던 목표들은 지금도 기억한다.”

클린턴은 미국 대통령을 두 번이나 지낸 사람이고, 퇴임한 지금도 세계에 특별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대단한 인물이 왜 자서전의 첫 페이지를 목표를 글로 적는 이야기로 시작했을까? 그것도 자기계발서의 제목까지 언급해가면서.

클린턴의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는 이상 누구도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식적인 추론은 가능하다. 그는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자신이 거두었던 모든 영광스런 성공들은, 목표를 글로 적으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이 담긴 한 권의 자기계발서로부터 비롯되었다고.

1953년의 일이다. 미국 예일대학교는 졸업생을 대상으로 인생 목표와 그것을 달성할 계획이 적힌 종이를 갖고 있는지 물었다. 단지 3%의 학생들만 “그렇다”고 답했다. 20년이 흐른 1973년, 예일대학교는 1953년도 졸업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목표와 계획이 적힌 종이를 갖고 있었던 3%가 나머지 97%보다 훨씬 더 충만하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3%의 재산이 나머지 97%의 재산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USA 투데이》지는 2002년도 1월에 예일대학교와 비슷한 조사를 했다. 그들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신년 계획에 대해 인터뷰를 했는데, 신년 계획을 글로 적어두는 사람들과 머릿속에 담아두는 사람들로 구분할 수 있었다. 1년 뒤인 2003년 2월 《USA 투데이》지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계획을 글로 적어둔 사람들의 목표 성취율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무려 1,100%나 높았다.

클린턴은 1973년 봄에 예일대 법대를 졸업했다. 아마도 그는 1953년도 졸업생에 대한 조사 결과를 학교를 졸업한 뒤에 접한 것 같다. 그리고 곧바로 앨런 라킨의 책을 구입하고 목표를 글로 적었던 것 같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과연 다르다. 그들은 귀로 들으면 즉시 행동으로 옮긴다.

그런데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목표를 종이에 적는 것을 그토록 강조한 클린턴은 왜 “그때 목표를 적은 종이도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라고 했을까? 이것은 그가 목표를 적은 종이를 소홀히 다루었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의문은 쉽게 풀린다. 그의 자서전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내 이야기로 돌아오자. 나는 지금도 젊은 시절에 세웠던 인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추리해볼 수 있다. 클린턴의 ‘종이에 목표 적기 습관’은 예일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통령을 퇴임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틈날 때마다 자신의 목표를 새 종이에 적고 있는데, 폐지나 마찬가지 상태인 30여 년 전의 종이를 구태여 가지고 다닐 이유가 없는 것이다.

즉 클린턴의 이 말은, 젊은 시절에 세웠던 인생 목표들을 새로운 종이에 계속해서 적으면서, 그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러한 추론이 가능한 것은 클린턴이 R=VD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나는 대통령이 될 거야”라고 공언하고 다녔고, 청소년 시절에는 케네디 대통령과 함께 찍힌 자신의 사진을 보면서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것을 생생하게 꿈꾼 것으로 유명하다.

정리하자면, 클린턴은 ‘소리 VD 기법’을 초등학교 때부터, ‘사진 VD 기법’은 15세부터, ‘글 VD 기법’은 27세부터 실천한 사람이다.

‘R=VD’ 공식
이를 풀이하면 이렇다.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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