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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ug 07. 2017

10. 인간은 동물화되어 가고 있다. (마지막 회)

<처음 만난 철학>

근대 사회가 노동 사회로 전개되는 것을 비판하다_한나 아렌트(1906~1975년)

이상의 통찰을 바탕으로 아렌트는 근대 사회가 노동 사회가 되어버린 이유에 대해 논한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기독교의 생명관에 있다.

아렌트는 말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작업과 행위가 노동 위에 있었다. 기독교는 이것을 전도시켰다. 기독교는 인간의 생명을 최고선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작업과 행위가 생명의 ‘필요성’에 종속되는 것이 되었고, 노동은 고대 그리스처럼 기피되기는커녕 신성한 의무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에서는 언론을 통해 ‘불사의 명성’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 불사적인 것은 생명 과정의 연쇄뿐이다. 근대 사회에서는 노동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것만을 추구한다. 인간이 동물로 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이르렀을 때 아렌트는 본론을 끝낸다.

사진: Freepik.com 



오늘날 인간의 조건은?

이 책에서 아렌트가 제시한 노동, 작업, 행위라는 세 가지 개념은 우리의 인생에서 본질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아렌트는 공적 공간은 ‘행위’에 있어서의 테이블이라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것은 사회 구상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참고가 된다.

한편, 근대 비판으로서는 이미지 선행형의 비관이 두드러진다. 당시 압도적인 공업화의 흐름을 눈앞에서 본 위기감이 강하게 나타나 사회비판으로서는 그리 원리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단, 이 점에서 아렌트를 비판하더라도 별 의의는 없다.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렌트의 논의를 현대 사회의 상황에 맞춰 재해석하는 것이다.

아렌트가 살던 시대와 현대 사회의 근본적인 차이는 현대 사회가 정보화 사회라는 점에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폭발적인 보급에 의해 우리 삶의 조건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노동, 작업, 행위 모든 것이 아렌트의 시대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사실을 토대로 우리의 삶을 뒷받침하는 근본적인 조건을 보고 그것을 완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사회를 구상하는 것이 이 책을 계승하여 몰두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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