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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ug 07. 2017

07. 올랭피아_에두아르 마네

<명화 속 고양이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1863년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1832~1883

<올랭피아> 유화, 캔버스, 130×190cm, 파리, 오르세 미술관 


A: 다음은 마네의 작품 중 가장 화제를 모은 그림으로 1865년 《국전》에 입선했지만, 관객과 매스컴에게 맹비난을 받은 작품입니다. 비난을 받은 이유는, 매춘부를 당당하게 그렸다는 점과 인물의 색채와 데생이 역겹고 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오른쪽 구석에 있는 검정고양이도 불길하고 나쁜 인상을 더했습니다.

B: 지금은 미술사에 남는 명작도 당시에는 말도 안 되는 평가를 받곤 했지요. 마네는 무슨 생각으로 이 그림을 발표했을까요? 그 의도를 모르겠어요.

A: 마네는 스스로를 고전주의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그림을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나 고야의 <옷을 벗은 마하>와 비견되는 위대한 누드의 현대판이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당시 파리에서 유행하던 매춘부의 세계에 머리를 불쑥 들이민 것이지요. 19세기 초반 1-2만 명이었던 파리의 매춘부는 제2제정기가 끝나는 1872년, 12만 명으로 급증합니다. 당시 파리 인구가 200만 명이었으니 인구에 비하면 경이적인 수치입니다. 즉 이 그림에는 미풍양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민이라면 감추고 싶은 금기의 현실이 나타나 있습니다. 하지만 마네는 이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마땅히 알아야 한다고 앞장서서 외쳤겠지요.

B: 이 그림에는 흑인 가정부의 이미지를 통한 인종 차별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A: 맞아요. 이 그림이 그려진 1863년 미국에서는 남북전쟁이 한창이었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미국 남부에서 목화 재배의 권리를 갖는 제2제정기였기 때문에, 중립을 가장하면서 노예 제도를 찬성하는 남군을 응원했습니다. 이 흑인 가정부도 틀림없이 미국 남부로 향하는 노예선을 타고 아프리카에서 프랑스로 온 노예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내용 역시 시민들이 보고 싶지 않은 금기 가운데 하나였겠지요.


A: 마지막으로 검정고양이에 대해 말해보죠. 이런 업소에서는 통념과는 달리 검정고양이가 운이 좋다고 생각해 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림 속 고양이는 기분이 나쁜 듯 등을 말고 꼬리를 세운 채 경계하고 있어요.

B: 여기에서 검정고양이는 올랭피아 양의 기분을 나타냅니다. 그녀는 싫어하는 손님에게서 온 꽃다발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어요. 검정고양이는 마지막 거절의 표시로서, 이 그림을 완성시킨 마네의 득의만만한 얼굴이 보이는 듯하네요.

A: 2014년 일본 후추(府中)에서 열린 《밀레전》 출품작 <기다리는 사람>의 하품하는 고양이가 <올랭피아>에 그려진 검정고양이의 원형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B: <기다리는 사람>은 밀레가 1861년 《국전》에 출품한 작품이니 마네도 보았을 거예요. 하지만 밀레 본인은 <올랭피아>에 자신의 고양이가 그려진 것을 알지 못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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