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 앞서가는 가족>
행복한 이모작 학교3
당신의 집은 안녕하신가요?
얼마 전 제가 참여하고 있는 공동체주택 ‘여백’의 워크숍에서 “어떻게 하면 공동체주택의 정체성을 지키고 유대를 강화시켜 나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했습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에 의하면 ‘공동체주택’은 획일화된 아파트에서는 불가능한, 나만의 취향이 담기고 이웃과 함께하는 집, 같이 만들고 함께 누리는 주택, ‘삶을 공유’하는 맞춤형 주택이라고 합니다. 공동체주택은 공동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여 물건, 공간, 함께 사는 사람들의 시간도 ‘공유’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주택을 말합니다.
그럼 과연 공동체주택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던 일반주택과 무엇이 다를까요? 저는 이와 관련하여 “과연 나의 집은 내 집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았습니다. 물론 내 몫의 돈을 지불하고 법적으로 내 명의로 등기가 될 터이니 내 집이라고 해도 뭐라고 시비 걸 사람도 없을 것 같은데… 선뜻 “그래 이건 내 집이야!”라고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주택의 소유형태로는 사유주택과 공공주택이 있습니다. 사유주택은 소유자가 소유권을 가지며 직접 살거나 임대를 주게 됩니다. 공공주택은 공공기관이 소유권을, 임대인이 거주권을 가지는 주택을 말합니다.
사실 모든 주택은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 즉 ‘주거권’이라는 공공성을 기본으로 합니다. (헌법 제35조. ①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③ 국가는 주택개발정책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매우 오랫동안 주택을 경기부양 목적의 산업정책으로 접근해왔고, 개인은 재테크 수단으로 집을 이용하여 재산을 증식해왔습니다. 당연히 공공주택이란 극소수 취약계층을 위한 생색내기 정도밖에 공급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최근 들어 아파트와는 다른 대안적 주거로 공동체주택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이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공동체주택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공동체주택의 중요한 모델 중 하나가 바로 ‘협동조합주택’입니다. 협동조합주택의 법적인 정의와 별개로 직관적 개념에 대해 저는 ‘내가 거주권을 지니는 우리의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정적 거주’에 중점을 두고 소유의 주체가 개인이 아닌 입주자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되는 준공공주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택에 대한 소유 욕구가 강하고 실정법 체계 자체가 협동조합주택의 존립이 쉽지 않은 사회구조 때문에 많지 않은 공동체주택의 상당수가 협동조합주택의 정신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법적으로는 사적 소유형태로 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이럴 경우 공동체의 기반이 약하거나 구성원들이 공동체주택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공유하지 못할 경우에는 쉽게 와해되어 무늬만 공동체주택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참 재미없고 불편한 집이 바로 정체성을 상실한 공동체주택입니다.
과거 공동육아나 활동가 단체 등 매우 결속력 높은 커뮤니티 그룹에서 자신들의 정체성, 가치와 비전을 지속시키기 위한 노력에서 시작되었던 공동체주거. 그러나 최근 들어 5060세대들이 공동체주택의 새로운 주체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중산층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는 현실에서 가진 게 ‘집’밖에 없는 중장년 서민 중산층들이 서로 힘을 모아 공동체주택을 통해 각자도생을 넘어 공동체적 삶으로 전환한다면, 노후파산과 무연 사회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더불어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후반을 도모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주거 대안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누군가 공동체주택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을 마련하거나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공동체주택 설립에 참여할 경우, 이것은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공동체가 파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저의 공동체주택으로의 주거전환 고민과 경험을 담은 이 책이 인생 후반을 맞이하여 대안적 주거와 삶을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공동체주택에 대한 이해를 돕고 성공적인 전환을 돕는 실용적인 지침서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7년 6월
김수동
저자 l 김수동
저자 김수동은 인하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원,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경제 AMP과정을 수료했다. SW프로그래머로 직장생활을 시작하여 IT컨설턴트, 벤처기업CEO로 근무했으며, 나이 오십을 넘어서자 연이어 들리는 주변 어르신들의 안타까운 소식에 고령사회 주거 문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도시 중장년 세대를 위한 [소그룹 공동체에 의한 협력적 주거]라는 공동체주거 모델을 개발하고 우리 사회에 널리 알리고자 더함플러스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이사장으로 재직중이다. 협동조합활동가, 50+활동가, 사회혁신가로 후기청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더함플러스협동조합은 우리 사회에 노후주거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문제인식을 가지고 ‘소그룹 공동체에 의한 협력적 주거’라는 새로운 노후주거의 대안을 개발하고 우리 사회에 널리 알리고자 만들어진 소셜벤처 협동조합이다.
현재 3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구성의 10세대가 모인 공동체주택 ‘여백’에 참여하여 행복한 집짓기를 통해 ‘쫌 앞서가는 가족’을 이루어 살고 있다.
[연재 목차 및 일정]
01. 공동체주거, 지금 시작하라!
02. 고독력과 공동체주거 적합도
03. 공동체주거, 아는 사람 vs 모르는 사람
04. 공동체주택, 법적 계약의 필요성
05. 공동체주택, 계약서 작성 시 유의 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