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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ug 25. 2017

05. 주택시장의 대세 ‘소형아파트’

<다가오는 3년, 대한민국 부동산 시나리오>

소형아파트가 대세다. 하지만 소형아파트는 무조건 오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마라. 소형아파트라도 잠재가치에 비해 매매가가 지나치게 높은 곳, 수요에 비해 과도하게 공급이 이뤄진 곳은 피해야 한다. 매매가가 높으면 월세로 임대 놓기도 어렵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지나치면 독이 된다. 분양권전매가 전 지역에서 폐지되어 가는 상황에서 소형아파트를 분양받아 단기차익을 얻는 일도 어려워졌다. 소형아파트가 이제 경제 가치 이상으로 가격에 버블이 끼지 않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 물론 지역적인 차이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2016년 말 기준으로 서울 25개 구 중 절반이 넘는 15곳에서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아파트(재건축 대상 아파트 제외)의 매매가(3.3㎡ 기준)가 중대형아파트 가격을 넘어섰다. 가장 격차가 큰 곳은 서초구의 중소형아파트로 3.3㎡당 3,084만원으로 중대형 2,784만원보다 300만원이 높다. 2015년 119만원에서 1년만에 그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서울 전체적으로 아직까지는 중대형이 중소형보다 평당 가격이 높지만 이 격차는 급격히 무너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소재 역세권아파트는 비수기, 불황기에 강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아파트는 다른 평형 아파트와 비교해 희소성이 높고, 더구나 역세권에 위치한 소형아파트는 주거편의시설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대표적 부동산이다.

2016년 2월 초 서울의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 가구 수는 56만 5,013가구로 전체 155만 3,500가구의 36.38%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공공임대물량을 제외하고 나면 서울시 기준으로 소형민간아파트는 전체의 31.47%인 48만 8,818가구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규모별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에 다르면 2015년 1월~11월 서울에서 인허가를 받은 전용면적 60㎡ 이하 가구는 전체의 36.24%로 12만 8,555가구에 그쳤다. 이는 2014년 같은 기간 전용면적 60㎡ 이하 인허가 물량 전체의 62.15%에 이른다. 특히 2014년 재건축사업에 대한 소형주택(전용면적 60㎡ 이하)의 공급비율을 폐지하면서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한 서울에서는 소형아파트의 희소성이 더해질 것이다. 

2015년 서울지역 청약경쟁율 상위 10개 아파트단지 가운데 6개가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이었다. 4개 아파트단지도 84㎡ 이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글만 보고 앞으로 소형아파트가 대세이니 가능하면 소형아파트에 투자하라는 말은 못하겠다. 앞의 글도 책이 나오는 시점에는 후행지표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의도한 대로 부동산시장이 연착륙하는 과정에서 지금처럼 소형 중심의 아파트 공급이 계속 증가한다면 소형아파트 투자를 염두 해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것이다. 반면에 부동산시장이 대세하락국면으로 전환되어 소형아파트의 공급이 줄어 전체 아파트시장에서 소형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다면 이것은 소형아파트 투자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투자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수시로 변하는 시장상황에 따라 지옥과 천당을 오간다. 지금은 수요층의 소득 감소로 대형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지만 대형아파트도 그 공급량이 급격이 줄고 수요층의 폭이 넓어지면 소형아파트와 대형아파트의 전세는 언제든지 역전될 수가 있다. 현재의 상황으로만 보면 핵심 역세권의 소형아파트는 가치에 비해 고평가되었다. 

앞으로 대한민국 부동산은 2014년~2017년 초처럼 단기간의 급격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나의 판단으로는 당분간 아파트시장은 높낮이가 적은 박스권에서 크게 오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급격하게 떨어지지도 않는 가격흐름세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아파트투자로 대박을 노린다는 생각은 버려라. 

서울 소재 역세권, 소형아파트의 3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아파트의 인기는 시세에서도 잘 드러난다. 문제는 주변 시세보다 많이 높다는 사실이다. 서대문구 북아현동 지하철 2호선 아현역 입구 ‘아현역 푸르지오’는 전용면적 59㎡(18평형)의 분양가가 5억 8천만원이었다. 18평 아파트의 분양가가 6억원에 가깝다는 말은 평당 분양가가 3,000만원이라는 뜻이다. 과연 이 가격대가 소형아파트의 정체성에 맞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런 가격의 소형아파트는 임차인이 전세 들어오기도 부담스럽고 월세임대용으로도 적당치가 않다.

소형아파트 선호 현상이 주택시장의 큰 흐름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는 건설사의 마케팅, 언론의 지나친 대중 공세 등의 영향으로 부풀려진 측면이 강하다. 소형아파트는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강하다고 하지만 이런 고가격의 소형아파트가 불황기에도 잘 버터 낼 것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66㎡ 이하의 소형아파트는 실수요자, 임대목적 투자자들이 월세를 노리고 투자를 한다. 소형아파트는 매매가 용이한 장점도 가지고 있다. 소형아파트의 임대수익이 높기 위해서는 일단 매매가가 싸야 하고, 가능하면 역세권이 좋고, 대단지로 임대회전율이 높아야 한다. 그러나 분양가가 너무 높은 곳은 가격이 비탄력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소형아파트의 투자매력을 감소시킨다.

‘향후 소형아파트 가격은 무조건 오른다’는 말은 마타도어다. 상품의 가격이라는 것은 계량화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만약 소형아파트의 공급이 시장수요보다 지나치게 늘어나는 반면에 중대형아파트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줄어들면 시장의 흐름은 역전될 수 있다. 소득이 증가하면 부동산시장에서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원하는 수요층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평형의 아파트이건 간에 시장의 양극화 현상으로 지역 간의 차이는 크게 존재한다. 대형아파트일지라도 강남권, 한강벨트축 선상의 핵심지역 대형아파트는 시장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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