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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ug 29. 2017

06. 창업가가 결코 위임하지 말아야 할 일?

<창업가의 일>

“높은 권력에는 엄청난 책임이 따르는 법이야.“
- <스파이더맨> 중에서

스타트업을 처음 시작하게 되면 아이디어를 내고 개선하는 일, 제품개발, 사무실 운영, 채용과 인사, 마케팅, 영업, 법무, 세무, 회계등 온갖 일들이 창업가의 책상 위로 밀려온다. 처음에는 이 모든 일들을 직접 하는 것이 중요하다. 머지않아 대부분의 일들을 적절한 전문가에게 위임하게 되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내가 해보고 위임하는 것과 아무 것도 모른 채 위임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일의 권한과 책임을 온전히 위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수십 명 직원들에게 일일이 창업가가 하나부터 열까지 관여하는 것은 회사 전체의 속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회사에 필요한 일을 가장 잘해낼 사람을 찾아서 맡기고 그에 필요한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것이 창업가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창업가가 결코 위임하지 말아야 할 일들도 있다.

첫째, 채용과 해고, 성과보상에 관한 일이다. 채용은 창업가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구글의 창업가 래리 페이지는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모든 신규입사자들의 채용서류를 직접 보고 사인했다. CEO가 채용을 가볍게 여기고 구직사이트에 채용공고 몇 개 내고, 이력서를 충분히 읽어보지도 않은 채 대충 직원을 채용하는 회사 치고 잘되는 회사를 본 적이 없다. 해고도 마찬가지다. 아직 조직관리와 성취심리학에 대해 공부하지 않았다면, 최소한 그 분야를 잘 아는 교수들과 친해지기를 권한다.

둘째는 비전과 목표 수립이다. 회사의 비전을 세우는 데에는 창업가의 비전이 가장 중요하다. 엘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는 인류가 아직 가보지 못한 우주를 탐험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는 인류를 화성에 정착시키기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라고 회사의 비전을 제시했다. 인류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화성으로 간다는 엄청나게 큰 목표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기술개발을 제시하면서 전 세계에서 열정과 꿈이 있고 최고로 똑똑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주의할 것이 있다. 회사의 비전은 단지 벽에 걸어놓는 보기 좋은 문구가 아니다. 회사의 비전은 창업가와 초기의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믿는 회사의 가치와 미래를 제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비전은 구성원들이 날마다 행동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때로는 창업가의 초기 비전과 100%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수정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셋째는 기업문화다. 창업가는 우리 회사의 문화가 어떤지 유심히 살펴보고 또 어떤 문화로 발전시켜 나가면 좋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창업가의 마음속에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이 돌고 있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기업문화는 단지 즐거운 회식이나 체육대회 같은 것이 아니다. 또 멋진 사내카페나 식당 같은 것도 아니다. 기업문화는 창업가와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새겨진, 회사가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한 공통의 기억이다. 기업문화는 비전처럼 구성원들의 행동기준이 되어야 한다.

회사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정한 원칙을 항상 생각하고 지켜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업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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