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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30. 2016

09. 6가지 좋은 질문을 하라.

질문의 주도권을 유지하라

                                                                                                                           

이라크에서 군사작전이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한밤중에 자기 집에서 붙잡혔습니다. 군인들이 이 사람의 집에 쳐들어갔을 때, 군인들도 처음에는 이 사람이 누군지 몰랐습니다. 군인들은 그를 벽에 밀어붙이고 얼굴에 손전등을 비췄습니다. 얼굴을 손전등으로 비췄을 때, 다른 군인들이 “그래, 맞아! 그 사람이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헬리콥터에 태워 머리에 자루를 씌운 채 2시간 반이나 날아와 독방에 가두었습니다. 감옥 독방에 몇 시간이나 가둬 놓고 난 후 누군가 들어옵니다. 그는 머리에서 자루를 벗겨주며 “저는 당신을 도우려고 왔습니다.”라고 한다면, 이 사람의 말을 믿을까요?

에릭 매덕스는 적대적인 사람을 협조적으로 바꾸는 6단계 체계를 개발해 사담 후세인을 찾아내는 데 활용했습니다. 그의 체계에는 공포나 위협과 관련한 요소가 없어 적대적인 사람을 대해야 하는 누구에게나 도움이 됩니다. 질문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에서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대화가 시작되기 전까지 상대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 충분히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기업의 CEO가 금융 사고를 낸 임원과의 회의를 앞두고 그가 처한 상황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아마 CEO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해외 지사에서 일하는 사람을 갑자기 부르니, 11시간도 넘는 비행을 하며 허겁지겁 들어오겠지. 아마 피곤하고 겁도 나고, 내가 계산적이고 복수심에 불타고 있다고 생각할 거야.” 비행사가 이륙하는 방법을 모르면 비행기는 추락합니다. 이처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대화의 시작에 달렸습니다. 주어진 상황을 면밀하게 평가하여 시작을 잘 해야 합니다.
 
질문자는 상대가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대화의 시작은 상대에게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욕구가 있는 사람이 질문자라는 의미입니다. 이럴 경우에 대화나 협상의 주도권이 상대에게 넘어갑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상대에게 필요한 것이 아무 것도 없고, 상대가 질문자에게 필요한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는 상대에게 친근하게 접근해 말하기 쉬운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써보세요. 상황이 달라집니다. 
     
적대적인 사람을 상대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잘잘못이 거론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경우, 상대의 신뢰를 얻으려면 그 사람의 잘잘못에 대한 판단을 아직 내리지 않은 것처럼 상대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돌파구는 적대적인 상대가 질문자와 이야기하고 싶어 할 때 생깁니다. 신뢰가 쌓이려면 질문자가 상대가 원하는 어려운 일을 처리해 줄 능력과 의향이 있다고 믿게 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런 후 상대가 질문자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오게 해야 합니다.
     
상대가 협조하고 나면 질문자는 그를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안내해야 합니다. 여름캠프에 참가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집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발을 들인 참가자는 금세 캠프에 적응하고 편안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적응한 사람을 여름캠프 환경에 그대로 두면 거기에 머물며 계속 적응하려고 할 가능성이 큽니다.
     
텔레비전 범죄 드라마를 생각해볼까요? 여기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형사가 살인 용의자의 맞은편에 앉아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사건을 본 목격자들이 당신이 한 짓이라고 말하면, 당신은 석 달 안에 사형선고를 받을 겁니다!” 이때 적대적인 용의자는 질문자인 형사에게 가까이 다가오려 하다가 다시 뒤로 돌아설 것입니다. 형사가 대화의 중심을 취조실 안에 맞추지 않고, 범죄가 일어난 외부에 두었기 때문인데요. 대화와 이해관계를 취조실 안으로 한정하는 것은 이때에도 분명한 이득이 됩니다. 

적대적인 상대방이 질문자를 어느 정도 신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는 대화의 초점을 대화의 맥락에 한정해야 합니다. 용의자가 저 밖에서 저지른 일을 증명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는 그저 취조실 안에서 용의자가 거짓말을 하는 것만 잡아내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질문의 유형을 명확히 정의하고, 좋은 질문을 결합하여 활용하면 원하는 정보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좋은 질문은 크게 여섯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 ‘직접적 질문’은 “재무 기록에 손을 대셨습니까?”와 같은 기본적 의문사로 시작하는 간단한 질문입니다.

□ ‘통제적 질문’은 “그곳에 직접 관리하는 직원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와 같은 질문으로, 질문자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반복적 질문’은 질문자가 원하는 정보에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 비슷한 유형의 질문을 두 개 이상 던지는 것입니다. 같은 것을 묻는 질문에 다른 대답을 한다면 정보를 의심해야 합니다. 

□ ‘추적 질문’은 원하는 정보의 다양한 측면을 살피기 위해 똑같은 질문을 말을 약간 다르게 해서 묻거나 그대로 반복하는 것입니다.

□ ‘요약 질문’은 “그 안건에 관한 의사결정권자가 모두 네 명이었다는 것이 맞습니까?”라고 물어 상대가 자신의 대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질문입니다.

□ 마지막으로 ‘관련 없는 질문’입니다. 이는 표면상으로는 알고자 하는 정보와 관련이 없지만, 이런 편한 질문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반면 나쁜 질문도 있습니다. 질문에 이미 대답이 들어 있는 유도 질문이 대표적입니다. 죄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재무 기록을 조작한 일로 얼마나 마음이 불편하십니까?”라고 묻지 말고 “재무 기록을 조작하셨습니까?”라고 물어야 합니다. 또한 ‘절대로’, ‘못’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부정적 질문이나,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 불분명한 질문, 한 번에 여러 가지를 묻는 복합적 질문은 나쁜 질문에 해당합니다.
     
“젊은 FBI 수습요원이 피해자의 살가죽을 벗기는 연쇄 살인범을 잡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감옥에 갇힌 사람을 조종하는 다른 살인범에게 비밀을 털어놓아야 한다.” 
   
IMDB.com이 설명한 1992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 ‘양들의 침묵’의 시놉시스입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인 한니발 렉터는 적대적 정보원입니다. 그는 요원이 살인범을 잡는 데 필요한 진실을 제공하는데요. 렉터는 클래리스 스탈링(Clarice Starling) 요원의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않습니다. 그는 그녀가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원하는 사항을 알려주는 똑똑하고 창의적인 사이코패스이기 때문입니다.

인육을 먹는 사이코패스에게 진실을 이끌어낼 일은 생기지 않길 바라지만, 정보를 제공하기 이전에 여러분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비협조적인 상대는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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