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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16. 2017

09. 상상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미래를 보는 눈>



지금으로부터 120여 년 전, 1893년 시카고에서는 콜럼버스의 미대륙 발견 400주년을 기념해 시카고 만국박람회가 개최됐습니다. 박람회는 당시 신흥강대국으로 떠오르던 미국의 기술과 저력을 과시하기에 딱 좋은 행사였습니다. 박람회 주제는 ‘미국의 기술 발전과 세계의 미래’였는데, 주최 측은 재미있는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미국신문협회가 선정한 미국을 대표하는 두뇌 100명을 대상으로 ‘100년 후 미국’을 예측하는 조사였습니다. 각 분야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한 일종의 미래 예측 의견 조사였습니다. 그들이 예측한 100년 후, 즉 1993년의 미국은 다음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1990년대가 되면 미국인의 평균수명은 150세가 될 것이다. 인류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북미, 중남미를 모두 지배하고 세계의 초강대국이 될 것이다. 1993년이 되면 사회는 풍족해지고, 남녀평등 사회, 균등한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며 문맹과 범죄는 사라질 것이다. 온 세계가 자유무역으로 일체화되고 전쟁이 없어질 것이다. 각 가정에 TV와 전화기를 합친 ‘텔레포터’라는 것이 갖춰지고 앉은자리에서 세계 어디와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하마다 가즈유키, <미래비즈니스를 읽는다>, 비즈니스북스, 2005-

            

당시로는 실현 불가능한 꿈이나 몽상에 불과했겠지만 그 꿈의 상당 부분은 100년 후에 실현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비행기로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게 되었고, 앉은 자리에서 세계 어느 곳에라도 연락할 수 있고, 미국은 초강대국이 되었습니다. 물론 평균수명 150세는 달성하지 못했고, 문맹과 전쟁, 세금도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5년에 만화가 이정문 화백이 2000년대를 예측하며 미래 세상을 만화로 그린 것이 어문각의 클로버문고에 실린 적이 있습니다. '서기 2000년대의 생활의 이모저모'라는 제목의 이 만화를 보면 달나라로 수학여행을 가고, 청소나 가사는 로봇이 하고, 공해 없는 전기자동차가 도로를 다니고, 집에서 치료도 받고 공부도 하는 등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첨단과학기술 덕분에 모바일 폰, 인터넷 강의, 원격 진료, 전기자동차 등 대부분의 상상들은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정문 화백은 미래부에서 발간하는 웹진 <미래이야기>를 통해 이번에는 2041년의 미래 세상을 만화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정문 화백이 상상한 2041년 세상에는 평균수명이 100세를 돌파하고, 모든 에너지의 80%를 태양열이 담당하는 녹색 전성시대가 열립니다. 번개 저장용 기계의 발명으로 전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고, 자동으로 운전되는 자동차가 발명돼 음주단속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좁쌀 크기의 수술용 로봇이 환부에 투입돼 치료를 하고 집단속은 방범 로봇이 담당합니다. 초대형 원형 비행기로 세계 여행이 보편화되고, 휴대폰 하나로 병 진단, 동시통역 등이 가능합니다. 이정문 화백이 제시한 미래는 허무랭랑한 상상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힘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한 상상이고 생각합니다.


매년 4월 과학의 달에는 과학 관련 행사나 대회가 많이 열립니다. 과학의 날 즈음해서는 과학독후감대회, 과학글짓기 대회 등 각종 과학행사들이 많이 열리는데, 여기에는 과학기술 발달로 오게 될 미래 세상을 상상해서 그림으로 그리는 과학상상화 그리기 대회가 빠지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로봇과 우주선, 심해 도시나 우주 자원 개발 같은 제법 그럴법한 소재를 상상해서 미래 세상을 그립니다. 이런 상상은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어른들도 미래 세상을 궁금해하며, 미래를 상상해볼 수 있어야 합니다. 30년 후의 대한민국, 50년 후의 미래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호기심을 갖고 상상하는 것은 생명체 중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습니다.


과학연구나 기술 개발, 또는 새로운 발명의 출발점은 상상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고 꿈꾸는 상상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입니다. 창의적인 연구는 대부분 가정이나 상상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일찍이 아인슈타인이 “상상은 지식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입니다.

상상이 구체화되면 아이디어가 되고, 그 아이디어로부터 과학 연구가 시작됩니다. 무수한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새로운 과학 원리가 만들어지고 독창적인 발명품도 탄생합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래 세상을 상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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