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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18. 2017

10. 결혼이란 무엇일까? (마지막 회)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아마노 회장은 회원 중에 아내의 살의를 온몸으로 실감한 남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 회원의 아내가 날마다 현관에서 남편을 배웅했는데, 남편은 늘 골목을 똑바로 걸어가서 모퉁이를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어느 날 남편이 오른쪽으로 돌기 직전에 쓰러지는 연기를 해봤는데 아내는 그냥 보고만 있을 뿐 도와주러 오지 않았다고 한다. 남편에게 즉시 달려가면 목숨을 건질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아마노 회장은 자신이 실감한 바로는 남편이 죽기를 바라는 아내가 넉넉잡아 50퍼센트 정도는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중 20퍼센트는 확실히 ‘빨리 죽어버려!’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남편에게 살의를 느끼는 아내는 책보다 생명보험의 약관을 꼼꼼하게 읽는다고 한다. 생사와 상관없는 사태라고 해도 직접 조사한 독자적 통계로 미루어 볼 때 “남편이 아내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보다 실제로 다섯 배는 더 미움을 받는다고 생각해야 해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움과 살의를 불러일으키는 남편의 특징으로 어떤 점을 들 수 있을까? 전국 데이슈간파쿠 협회는 남편의 등급을 나눴다. 아마노 회장의 말에 따르면 이 등급을 높이려고 노력하면 살해당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부부의 실태를 통해 아마노 회장은 이렇게 지적했다. “내각 지지율 따위를 신경 쓰는 것보다 가정 내 생존율을 높이는 게 중요해요. 아내를 인정사정없는 괴물로 만들거나 남편에게 살의를 느끼는 원인은 모두 남편한테 있습니다. 가정에서 아내는 계속 진화하지만, 남편은 진화가 멈춘 상태입니다. 그래서 남편은 사회와 똑같은 척도로 가정을 바라보며 권위적인 태도를 보이지요. 하지만 사실 가정 내 서열은 아내가 가장 높고, 그다음은 아이들이며, 세 번째는 반려동물이에요. 남편의 서열이 가장 낮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아내를 우러러볼 수 있을 겁니다.”


남편의 등급

초단 결혼 후 3년이 지나서도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
2 집안일을 잘 거드는 사람
3 바람을 피운 적이 없거나 들키지 않은 사람
4 레이디 퍼스트를 실천하는 사람
5 사랑하는 아내와 손을 잡고 산책하는 사람
6 사랑하는 아내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사람
7 고부간의 문제를 하룻밤 만에 해결하는 사람
8 ‘고마워’라고 망설이지 않고 말하는 사람
9 ‘미안해’라고 두려워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
10 ‘사랑해’라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

(전국 데이슈간파쿠 협회 홈페이지)


행복의 기초

여기까지 읽는 동안 ‘결혼이란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커다란 의문이 들 수 있다.

아마노 회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결혼은 서로 맞지 않는 사람끼리 맺어주는 신의 장난입니다. 결혼을 통해 인간의 참된 모습이 무엇인지, 자기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아는 데 의미가 있지요. 결혼으로 인생을 망치느냐, 아니면 포용력이 큰 사람이 되느냐 둘 중 하나예요.”

또 이렇게 덧붙였다. “약혼반지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수갑이에요. 부부는 생판 남이라는 사실을 빨리 깨달으면 상대방의 의견을 듣게 됩니다. 결혼의 의의를 깨달은 사람만 행복해질 수 있지요. 현명한 아내는 자신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을 알고 ‘고마워요’라고 말합니다. 부부는 인간 영위의 최소 단위예요. 이 부분이 악화되면 지역이나 나라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행복’의 기초는 부부 관계에 있고, 사회문제도 부부 관계가 영향을 미친다고 하면서 전국 데이슈간파쿠 협회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갈고닦아 사람으로서 더욱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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