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Oct 19. 2017

04.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

<신이 인간과 함께한 시절>



지혜는 음성을 띠는 것으로서 어머니로부터 많이 유전되고(아버지로부터 유전되는 것의 3배) 성격과 의지력은 일반적으로 아버지로부터 유전된다(또는 아버지의 후천적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음). 아테나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만약 총명한 아이를 낳고 싶다면 총명한 여자를 아내로 맞아야 하고, 한 남자의 성품을 알고 싶다면 그 남자의 아버지를 보면 된다는 것이다. 아테나는 어머니로부터 지혜를 물려받았고 아버지로부터 힘과 위력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용감하고 지혜로우며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가졌다. 그리고 정치적 지혜 외에도 실용적인 기술을 관장하여 수많은 과학기술을 발명했다. 아테나는 전쟁의 여신이지만 평화를 사랑한 정의로운 전쟁의 신이다. 지혜와 정의가 폭력과 사악함을 이기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 아테나는 또 다른 전쟁의 신인 아레스와의 대결에서 항상 승리한다.

아테나의 형상과 차림새는 사뭇 남성적이다. 넓고 번듯한 이마에 파란(또는 회색) 눈동자와 차분한 눈빛을 지녔다. 그리고 항상 투구와 갑옷을 입고 양손에 각각 창과 방패를 든 완전무장한 차림으로 부드럽고 아름다운 자태의 여타 여신들과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제우스는 이런 맏딸을 매우 아끼며 ‘파란 눈을 가진 나의 딸’이라 불렀다. 아테네의 국민들도 수호신 아테나를 매우 사랑했다. 아테네라는 도시의 이름도 그녀의 이름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이와 정반대로 아테나의 이름이 아테네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무지를 이긴 미네르바(아테나)> 바를톨로메우스 슈프랑거(Bartholomeus Spranger, 1546~1611년), 오스트리아, 비엔나미술관


아테나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며 악의적으로 비웃는 사람도 있다. 사실 오늘날의 심미적 기준으로 봤을 때 아테나는 지혜와 용기를 겸비하고 인성과 지식, 체력을 두루 갖춘 종합형 인재다. 그녀가 매력이 없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그녀에게 강하게 구애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테나가 결혼하지 않은 것은 그녀가 그만큼 지혜롭고 강한 힘을 가졌음을 증명한다. 오늘날 그녀와 같은 운명인 똑똑한 여성들도 이렇게 생각하면 훨씬 더 위로가 될 것이다. 여성들은 결혼 상대를 고를 때 일반적으로 자신보다 강한 남자를 선호하는데 이는 진화론의 필요조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은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남성은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선택하는데, 아테나 정도 되면 배필이 될 만한 상대를 찾기가 거의 힘들다고 볼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