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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19. 2017

03. [The 인터뷰] 스피치, 이것을 담아라.

<비즈니스의 모든 순간은 스피치다>



[The 인터뷰]는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스타트업 대표, CEO, 투자자에게 스피치 노하우를 전해 듣는 책 속의 코너입니다.

창업가, 스타트업 관계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행사가 있다.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 열리는 '고벤처포럼'이다. ‘고벤처포럼’은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 투자자, 창업 정책 관계자 등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네트워크 모임이다. 정보 발표, 초청 강연, 1분 발표, 5분 IR&멘토링, 네트워킹의 시간으로 이루어진다.

'고벤처포럼'을 만든 사람은 하나로미디어, SK브로드밴드미디어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한국엔젤투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고영하 회장이다. 창업가로 시작해 투자자로 활발히 활동하며 누구보다도 많은 사업가의 스피치를 접했을 그에게 생생한 스피치 노하우를 전해들었다.

고벤처포럼, 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


‘고벤처포럼’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제가 SK브로드밴드미디어를 그만 두었을 때가 쉰다섯이었어요. 앞으로 뭘 하고 살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창업을 하기에는 일도 많고 체력도 떨어졌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젊은 사람들하고 계속 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저와 놀아줄 리가 없잖아요(웃음). 창업하려는 청년들과 놀면 멘토링이나 네트워킹을 비롯해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서로 좋겠다 싶었죠. 젊은 창업가 7명과 조그맣게 시작을 한 것이 매달 참석자 수가 늘어나서 지금의 ‘고벤처포럼’이 됐습니다. 지금은 젊은이들과 원 없이 놀고 있죠. (웃음)


기억에 남는 IR(사업소개) 가 있었나요?

성공한 창업자들의 발표는 다 기억에 남아요. 그들의 발표에는 설득력이 있어요. 듣는 사람 귀에 쏙쏙 들어오게 이야기를 하죠. 그것은 절박함에서 나오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에게 내 사업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깊이 고민을 하면서 언어 선택이라든지 설득하는 방법이라든지, 자기 비즈니스를 쉽게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죠. 어려운 비즈니스일수록 사업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하거든요. 5분 정도 듣고 있으면 ‘아, 이 사업이 뭔지 알겠다, 비전도 좋고 투자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발표가 있어요. 내 경쟁상대는 누구인가, 내가 가고자 하는 시장은 어디인가, 내 제품을 사줄 사람은 누구이며 어떤 필요에 의해서 이 제품을 살 것인가, 자기 사업에 대한 엄청난 고민에서 나오는 거죠.


‘창업자는 스토리로 말해야 한다’는 말을 하셨는데 이유가 뭔가요?

스토리가 있으면 이야기꾼이 될 수 있습니다. 이야기꾼으로서 발표하는 것과 텍스트를 읽는 것은 완전히 달라요. IR을 할 때 두 가지 유형이 있어요. 하나는 ‘PPT를 보고 읽는’ 유형, 또 하나는 ‘청중을 보고 이야기를 하는’ 유형입니다. 당연히 스토리로 풀어서 전달하는 게 훨씬 설득력 있죠. PPT라는 것은 청중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지 자기가 보고 읽으려고 만든 것이 아니에요. 사업은 몇 년 동안 끊임없이 연구한 것이니 이미 머릿속에 다 들어있어야죠. 


스피치에 스토리를 녹여내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요.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할까요?

자기 이야기를 넣어야 합니다. 가령, 물장사를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왜 내가 물장사를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스토리가 있어야 하죠. 남이 물장사를 한다고 나도 하는 게 아니라, 왜 내가 물장사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떤 경험이 있고 어떤 철학과 비전이 있는지에 대한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한 강연에서 ‘창업은 설득의 과정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어떤 뜻인가요?

창업은 우선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하려고 할 때, 많은 고민을 하잖아요.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할까 아니면 창업을 해야 할까. 안정적으로 월급 받는 생활을 유지하고 싶을 겁니다. 그때 스스로를 설득하게 되죠. ‘아니야, 그래도 미래를 위해서 도전해야 돼. 이 사업은 정말 좋아’라고 끊임없이 설득하겠죠. ‘창업하고 싶은 내’가 ‘현실에 머물고 싶은 나’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다음에는 동업자를 설득해야 합니다. ‘저 친구와 같이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확신이 들면 그 친구를 설득해야 하죠. 지금 하는 일 이상으로 사업에 비전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말이에요. 그렇게 팀이 만들어지면, 그다음에는 또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고, 그다음에는 고객을 설득해야 합니다. 창업은 끊임없이 설득을 하는 과정입니다. 결국 설득력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거예요.


투자자와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좋을까요?

투자자들은 소통이 서툴면 싫어합니다. ‘오픈 마인드’가 중요해요. 연애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열린 마음이고, 들을 줄 알고, 배우려고 노력하고,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그러면서도 자신감이 있는 사람에게 끌리죠. 투자하고 투자 받는 것은 연애하는 것, 혹은 결혼할 상대를 만나는 것과 같은 것이에요. 투자자와 창업자의 관계로 만났을 뿐이지, 친구로 만나든 연인으로 만나든 인간관계에서 가져야 할 덕목은 같은 것 아닐까요?


사업가에게 스피치란?

사업가에게 스피치란 모든 것이다. 스스로를 설득해야 하고, 직원들을 설득해야 하고, 고객을 설득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스피치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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