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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20. 2017

06. [The 인터뷰] 스피치, 3가지 원칙

<비즈니스의 모든 순간은 스피치다>


* [The 인터뷰]는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스타트업 대표, CEO, 투자자에게 스피치 노하우를 전해 듣는 책 속의 코너입니다.

큐스토리지는 도심형 창고 사업으로 해외에서는 ‘셀프 스토리지’라는 업종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이 필요한 만큼 창고를 임대해서 쓰고 수시로 짐을 맡기고 찾을 수 있다. 


큐스토리지의 박수홍 대표


큐스토리지의 박수홍 대표는 중저음의 굵직한 목소리가 신뢰감을 준다. 놀라운 것은, 타고난 목소리가 아니라 10년 전부터 연습하며 만들어온 목소리라는 것이다. 인터뷰 내내 강조한 ‘일관성’에 걸맞게 그는 일관성 있는 생각과 가치관을 전했다. 그에게 신뢰감을 주는 스피치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았다.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하셨는데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었나요?

원래부터 사업을 할 생각이었어요.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내 일’이 있어야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자본도 없었고 영업을 할 능력도 없었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를 경험할 수 있는 IT 대기업에서 일했고, 12년 동안 재무 구조, 운영 프로세스 플랫폼, 영업 마케팅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러고 나서 공동 창업자들과 함께 같이 창업을 하게 됐죠.


스피치나 커뮤니케이션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저만의 세 가지 원칙이 있어요. 첫 번째는 사업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는 거예요. 스스로가 이해하지 못하고 표현할 수 없으면 타인을 설득할 수 없으니까요. 두 번째는 상대의 요구 사항을 정확히 파악해서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상대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가 원하는 것을 빨리 캐치하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세 번째는 항상 일관성 있는 말씨와 태도를 견지하는 것입니다. 일관된 말씨와 태도는 그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저는 스피치를 할 때 재미보다는 진지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짧은 회사 소개를 할 기회가 많이 있나요?

네, 많이 있어요. 주로 1:1 소개가 많은 편이에요. 평소에 그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해둡니다. 회사에 대한 설명을 하다 보면 상대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프레임이 생기는데요, 다양한 케이스의 요구를 받다 보니 소개 방법도 다양해졌어요. 그동안 고객들이 3,000건 정도 전화를 했는데 제가 직접 다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이런 고객들의 요구가 있고 이런 식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죠.


목소리가 무척 좋으시네요?

사실 제 목소리는 제가 만든 것입니다. 각 사람마다 어떤 목소리로 대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저는 기본적으로 천성이 정직해서 안 웃긴 것에 대해서 웃을 수가 없는 사람인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까 안 웃겨도 웃어야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결국 웃음도 만들었어요. 사회 초년생인 10년 전부터 목소리를 녹음해 들으면서 계속 연습을 해왔습니다.


목소리를 어떤 방법으로 트레이닝 했나요?

목소리 톤을 연습했어요. 전화를 받을 때는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낮은 톤의 목소리로,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는 조금 높은 톤으로, 평상시에는 중간 톤으로요.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니까 상황에 맞게 목소리를 바꿀 수 있게 됐어요. 제가 전화로 첫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목소리가 첫인상이 되더라고요. 목소리가 다져지니 좋은 인상을 주면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들은 최고의 칭찬은 고객이 “ARS인줄 알았어요.”라고 이야기해주신 거예요. 일관성 있는 톤과 말씨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말하기’가 사업을 하는데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요?

말은 첫인상만큼 중요합니다. 그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지요. 일반적으로 첫인상은 겉모습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에 있어서 첫 대면은 거의 전화나 이메일로 이루어져요. 다시 말해, 내 첫인상은 내가 하는 말에서 결정되는 겁니다. 그래서 사업가에게는 스피치가 정말 중요합니다.


사업가에게 스피치란?

사업가에게 스피치란 무기다. 잘만 쓰면 백만 대군 같은 큰 자산이 되지만 잘못하면 그 무기가 나에게 날아옵니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이것을 간혹 놓칠 때가 있어요. 조금 성공했다고 자랑하고 거만한 말을 하기도 합니다. 쓸데없고 불필요한 말이에요. 사업은 언제 어려워지고 언제 망할지 모릅니다. 그러니 말은 항상 조심히, 일관성 있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저의 영업 스킬이자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고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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