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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27. 2017

10. [The 인터뷰] 현직 투자자가 전하는 끌리는

<비즈니스의 모든 순간은 스피치다>



[The 인터뷰]는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스타트업 대표, CEO, 투자자에게 스피치 노하우를 전해 듣는 책 속의 코너입니다.

‘더벤처스’는 viki.com의 창업자였던 호창성, 문지원 대표가 성공 노하우 및 국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초기 스타트업 투자 전문 회사(Company Building Company)이다.

박영욱 디렉터는 2004년 ‘올블로그’를 시작으로 창업했고, 이후 블로그칵테일을 설립했다. 현재는 ‘더벤처스’의 디렉터로 투자 심사,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관리와 지원을 하고 있다. 현직 투자자인 그에게 실전 스피치에 대한 조언을 구해보았다.

더벤처스, 박영욱 디렉터



사업을 할 때 스피치 때문에 고민하거나 어려운 부분이 있었나요?

다 어려웠어요(웃음). ‘위드블로그’라는 블로그 체험단 서비스를 하면서 음식점 사장님들을 직접 만나보니 쓰는 단어며 서로 사용하는 톤 앤 매너가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전통시장 관련 사업을 했을 때는, 아주머니, 아저씨들과의 소통이 너무 어려웠어요. 몇몇 사장님께서 ‘좀 더 구수하게 말해야 사람들이 편하게 느낀다’라는 조언을 해주셨죠. 광고 제안서를 작성해서 드리면 “너희한테는 이게 보이지. 우리는 글씨가 잘 안 보여. 가격이 제일 중요한 건데 왜 가격을 안 써놨어.” 하시며 중요한 것들을 크고 보기 쉽게 넣으라고 알려주셨어요. 그때 ‘대하는 상대마다 화술이 달라져야 한다’라는 걸 느꼈습니다.


창업자의 성향 중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보나요?

‘우리와 커뮤니케이션 핏(fit)이 잘 맞는가’, ‘소통의 궁합이 잘 맞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에는 방향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좋은 의도로 방향을 제시했을 때 그것을 너무 방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수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요. 투자자의 의견을 다 수용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도 잘 맞을지를 보는 겁니다. 그래서 가끔 최종 투자심사 전에는 술도 같이 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기도 합니다.


IR(기업 소개)에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은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내용은 사업 ‘계획’입니다. 많은 분들이 사업 ‘소개’에 지나치게 치우쳐서 발표하는 경우가 많아요. 투자를 결정하기 위해서 사업 아이템에 대해 당연히 이해해야 하지만 그것이 100%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소개는 3분의 1 정도면 충분해요. 투자 의사 결정에는 사실 ‘향후 계획’이 더 중요합니다.

‘현재까지 아이템은 무엇이고, 이 아이템을 왜 선정했고, 왜 더 잘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끝났으면, 그다음에는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투자하고, 어떻게 런칭하고, 어떤 전략을 갖고 키워갈 것인지’에 대한 전략과 계획을 반드시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할 수 있어요.


투자자로서 창업자들의 스피치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투자자가 하는 질문에 가끔 너무 전투적으로 반응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경쟁사 중에 이런 곳도 있고 가격도 더 저렴한 것 같은데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까요?”와 같은 질문은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질문이거든요. 그런데 “아닙니다! 가격은 저희가 다 조사해봤는데 저희가 제일 저렴합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하며 방어적으로 대응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오히려 “네, 맞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다른 타깃을 대상으로 고가 전략으로 가려고 합니다. 가격은 더 높지만 포장에 더 공을 들여서 고급스럽게 만들 계획입니다.”라는 식으로 답변을 하면 충분히 납득을 하죠. 투자자들도 투자를 하려고 물어보는 것이기 때문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없어요.


콘텐츠가 좋다고 전제한다면, 화술적 측면에서는 어떻게 발표하면 효과적일까요?

심사위원이나 청중의 이해도에 맞춰서 이야기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같은 스피치를 듣더라도 30대와 40대, 50대는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죠.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상대가 내 아이템을 잘 이해했나, 못했나를 표정이나 질문을 통해서 알 수 있잖아요. 고개를 끄덕끄덕할 수도 있고 갸우뚱할 수도 있고요. 그런 반응을 잘 캐치해서 ‘이 부분은 더 이해를 시키고 넘어가야겠다’라든가, ‘아이템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계시니 바로 투자 제안이나 사업 계획을 이야기해야겠다’라고 융통성 있게 진행하면 훨씬 좋죠.


사업가에게 스피치란? 

사업가에게 스피치란 허브다. 허브 식물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향’을 전해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하기도 하니까요.<비즈니스의 모든 순간은 스피치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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