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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27. 2017

10. 캐치볼 게임처럼 공을 주고받듯 대화하라.

<운을 읽는 변호사>



원만한 인간관계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만들 수 있습니다. 저 같은 변호사뿐 아니라 직업상 혹은 상황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사람들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사교클럽의 사장에게는 커뮤니케이션이 일의 대부분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중요하지요. 커뮤니케이션이 잘된 손님은 또 가게를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오사카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기타신치에는 아주 유명한 사교클럽이 있었습니다. 그 클럽의 사장은 얼굴이나 스타일은 평범했지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남달리 뛰어났습니다. 저도 업무상 그 가게에 가서 그녀가 일하는 모습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역시나 손님의 이야기를 정말 잘 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생명의전화’에서 제가 상담을 할 때처럼, 그녀는 손님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면서 한결같이 듣고만 있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역시 ‘온전히 상대를 받아들이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비결이구나’ 하고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온전히 상대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구체적인 방법을 한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것은 ‘앵무새 말하기’입니다.


상대가 “마침 비가 와서 말이야” 하고 말하면 이쪽도 “비가 왔어” 하고 대답합니다. “곤란하네” 하고 말하면 “그러게 말이야”라고 대답합니다. 마치 야구의 캐치볼과 같습니다. 공을 받으면 다시 공을 그대로 던집니다. 그대로 볼이 몇 번이나 왔다갔다 합니다. 하지만 저쪽에서 공을 던졌는데 방망이를 던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뭐 하는 거야? 위험하잖아!” 하고 분명싸움이 일어날 것입니다.


공을 받으면 다시 공을 던져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비결은 캐치볼과 같습니다. 실로 간단합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거나 세상의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면 이것은 의외로 어렵습니다. ‘생명의전화’ 상담원으로서 변호사나 교사는 그다지 선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어떻게 든 상대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20대 학생을 선호합니다. 사회 경험이 적어서 상대방의 말을 열심히 들으려고 하기 때문이지요. 제가 ‘생명의전화’ 상담원이 된 것은 50세쯤이었는데 이는 아주 드문 경우였다고 합니다.



부부라도 그렇지 않을까요? 상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고 대답할 때 쓸데없는 말을 덧붙이니까 커뮤니케이션이 엉망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꽃놀이를 다녀왔어” 하고 부인이 말했는데 “한가해서 좋겠네”라면서 쓸데없는 내용을 덧붙이면 싸우게 됩니다. 혹은 “그게 어쨌다고? 나 피곤해” 하고 딴소리를 해도 대화가 단절됩니다. 그러다보면 부부의 대화는 거의 없어지고 외로운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부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쓸데없는 대답을 하기 때문입니다. “오, 그래 꽃놀이 다녀왔구나” 하고 상대의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면 됩니다. 그러면 “꽃이 예뻤어” 하고 대화가 이어집니다. “꽃이 예뻤구나” 하고 또 그대로 대답하면, “그런데 말이야, 갑자기 A씨를 만났는데 말이지” 하고 부인이 기분 좋게 이야기를 계속할 것입니다. 남편은 그것을 들으면서 부인의 하루를 알 수 있고 부인의 기분도 그대로 전해지지요. 그러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마음이 통하는 것입니다. ‘꽃놀이’라는 말을 들으면 ‘꽃놀이’라고 대답합니다. ‘예쁘다’라는 말을 들으면 ‘예쁘다’라고 답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은 받은 공을 그대로 다시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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