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식당은 1%가 다르다>
라면이 3천원이면 떡라면은 500원 정도 비싸다. 겨우 500원이 비싼데 사람들은 그 500원을 뛰어넘으려고 하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왔으니까 3천원이야 버리는 셈 치고 쓰지만, 그 이상은 방어하고 싶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다. 저관여 소비자는 언제나 이렇다. 문턱은 쉽게 넘지만 정작 주머니를 여는 데는 아주 궁색하다.
혹시 여러분은 떡라면에 들어간 떡의 개수를 세어본 경험이 있는가? 여남은 개의 떡이 들어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 보니 이러한 몇 개의 떡 조각 때문에 500원을 추가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구워진 가래떡 한 개가 500원이라는 것도 알고 그조차도 판매자의 마진이 붙은 가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것의 반 정도도 못되는 양을 넣은 떡라면을 500원 눈탱이 맞으며 먹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먹지 않는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먹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생각을 달리하면 떡라면도 결국 라면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떡라면을 팔기 위해 식당을 차린 것이 아니라 라면을 팔기 위해 식당을 차렸는데 메뉴를 다양하게 하려고 떡을 넣어 판다고 생각하면 아주 무난한 결정에 도달할 수 있다.
철수네 분식은 3천원에 라면을 팔아서 1,500원을 남긴다고 치자. 광열비, 인건비, 반찬값은 여기에 넣지 말고 그냥 생각해 보자. 마진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지금까지 당신이 고루하게 고집해 온 생각을 바꾸는 데 필요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라면은 어디서나 팔기 때문에 생각만큼 팔리지 않음을 몸소 경험했다. 그래서 우연히(‘우연히’라고 가정해 보자. 방송에 나온 대박집처럼 말이다) 떡을 넣어서 팔았는데 손님이 좋아함을 확인했다. 떡 20조각을 넣어주니까 그릇이 수북해졌다. 그 원가를 살펴보니 떡값 500원어치가 들어갔을 뿐이다. 그래서 무심코 3,500원이라는 가격표를 표시했을 뿐이다. 그랬더니 손님이 줄을 서고 있었다.(실제 이런 식당은 아주 많다. 추가 가격을 포기하고 줄 때 손님들은 반응한다.)
예전에는 3천원짜리 라면을 하루에 겨우 50그릇 팔았다. 그런데 500원의 재료비를 100% 넣고 양이 충분한 떡라면을 파니까 이제는 아무도 일반 라면을 먹지 않는다. 대신 떡라면을 평균 100그릇 이상 팔아치우고, 바쁜 날은 200그릇도 팔 수 있었다. 이게 바로 원가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때 겪을 수 있는 현실이다. 남들은 떡라면 3,500원에서 마진 1,800원(떡에서도 마진 300원을 남기는 것은 당연하다.)이 남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떡라면을 팔아도 겨우 1,500원 마진밖에 남지 않는 철수네 분식을 보고 손가락질을 한다. 장사의 ‘장’자도 모른다고! 그렇게 비웃는 다수의 경쟁자들은 역시나 떡라면은 가뭄에 콩 나듯이 팔 뿐이고, 그냥 일반 라면만 50~60그릇을 팔고 운수 좋은 날은 100그릇을 판다.
그러나 철수네 분식은 매일매일 떡라면 100그릇 이상을 팔고, 그 평균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120개가 되고 150개가 되곤 한다. 내 스스로 가게에 손님이 늘어나는 현상을 몸으로 느끼기에 내일이 즐겁고 기대된다. 그깟 라면은 어디서 먹어도 무슨 상관이냐는 손님들이 떡라면 이야기만 나오면 “떡라면만큼은 여기 철수네 분식에서 먹어야 한다”고 서로에게 홍보하고, 시식의 기쁨을 만끽한다. 바로 이런 것이 아무것도 아닌 원가의 늪에서 나왔을 때 누구나 맛볼 수 있는 열매다. 500원의 떡을 몽땅 넣어주는 곳은 오직 철수네 분식뿐이므로 공급자의 측면에서 희소성을 확보한 고관여가 되는 것이다.
이 말은 짬뽕과 삼선짬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짬뽕이 5천원이면 삼선짬뽕은 2천원 정도가 비싸다. 짬뽕 5천원이야 넘어선 문턱이니까 먹기는 먹지만, 2천원 재료비가 분명히 아님이 확실한 삼선짬뽕을 위해 2천원을 더 투자하기는 꺼려진다. 그래서 어딜 가나 비슷한 양과 맛의 짬뽕을 먹을 뿐이고 조금만 인상적인 재료를 보여주는 식당에는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이다.
삼선짬뽕을 팔아 해산물의 마진을 보겠다는 생각은 집에 두어도 좋다. 짬뽕으로 승부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다른 중국집이 하지 못하는 짬뽕으로 손님과 만나야 하는데, 그냥 짬뽕으로는 이것이 쉽지 않다. 아무리 필자가 원가의 허무한 개념을 버리라고 해도 5천원 짬뽕을 팔아서 가게도 유지하고, 인건비도 주고, 생활비도 벌어야 하기때문에 막무가내 퍼주라는 말은 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 어렵다. 같은 가격을 가지고 남과 다른 맛을 내기란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 삼선짬뽕, 해물짬뽕, 홍합짬뽕이라는 고급화 메뉴를 통해 나만 만들어내는 고관여 음식으로의 변신은 가능해질 수 있다.
역시나 어렵지 않다. 떡라면에서 떡을 원가 그대로 넣어주듯이 삼선짬뽕에는 해물의 원가 100%를 넣어서 선보이는 것으로 그만이다. 그 자체로 “이렇게 주고 남아요?” 소리를 듣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삼선짬뽕의 마진도 일반 짬뽕의 마진과 같다는 발상은 깨달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경쟁자는 알고도 따라하지 않는다. 이 책을 봐도 열에 하나 정도가 실천할 것이 분명하다. 나머지는 “나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물가가 얼마나 올랐고, 임대료는 해마다 오르고, 인건비는 또 얼마나 오르는데, 참 철없는 소리를 한다”고 할 것이 분명하다. 괜찮다. 그래야 한다. 그래야 나 같은 컨설팅이 밥벌이인 사람들이 정말 벼랑 끝에 몰린 가게를 놓고 훈수를 두고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태의 훈수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평범한 저관여 음식을 고관여 음식으로 바꾸는 방법은 떡라면의 떡에서 마진을 보지 않고, 삼선짜장의 해물에서 마진을 보지 않는 것처럼 원가의 개념을 파괴함으로써 쉽게 얻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