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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03. 2017

07. 인공 지능의 학습 방법

<습의 시대>


단순한 연산 능력을 가진 컴퓨터는 사진만을 놓고 고양이와 개를 구분하지 못한다. 사람은 유아기만 지나도 직관적으로 고양이와 개를 쉽게 분별할 수 있지만  컴퓨터는 복잡한 연산 과정을 거쳐야만 이해할 수 있다. 그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해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이라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수많은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한 뒤 비슷한 것들끼리 분류해서 개를 개로, 고양이를 고양이로 판독하도록 훈련하는 방식이다. 기계 학습 방식 중에서 학습 데이터를 구분하는 층을 많이 만들어서 그 정확도를 올리는 방법을 딥러닝(Deep Learning)이라고 한다. 딥러닝은 처음에는 단순하게 선이나 색만 구별한다면 나중에는 모양을 인식하고 다음엔 추상적인 레벨까지 구분할 수 있게끔 한다. 


예를 들어 어린아이에게 고양이를 구분하는 방법을 가르친다고 해보자. 지도 학습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이런 이미지가 고양이야’라고 차근차근 가르쳐주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엔 미숙할지라도 매일 각종 고양이 사진을 보다 보면 확실히 고양이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알 수 있게 된다. 학습하는 동안 정답과 오답을 비교하면서 오류를 보정하는 방식인데 학습 데이터가 적으면 오류가 커지므로 충분한 데이터양이 필요하다. 

반면 비지도 학습은 정답이 생략되고 목표만 주어진다. ‘이런 이미지가 고양이야’라고 학습하는 게 아니라 컴퓨터가 ‘이런 이미지가 고양이군’이라고 자율적으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지도 학습을 통해 어린아이가 정해진 교육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알 수 있었다면, 비지도 학습은 정글에서 혼자 남겨진 아이가 살아남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는 것과 같다. 고도의 연산 능력이 요구되며 웬만한 컴퓨팅 능력으로는 시도하기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한편, 이러한 지도/비지도 학습 방법의 중간에 위치하는 ‘강화학습’이 있다.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맞았는지 틀렸는지만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바둑의 ‘바’도 모르는 아이에게 약 16만 장의 기보를 끊임없이 교육한다면 어떨까? 기보를 학습해 규칙을 발견한 아이는 그 후 혼자서 대국을 할 수 있게 된다. 흑돌도 자신이고 백돌도 자신인 고독한 게임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다. 그렇게 약 4주 동안 100만 판의 바둑을 둔다. 그리고 끝내 바둑시합에 나가 노련한 프로 바둑기사에게 승리하는 것이다. 이는 강화학습으로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의 이야기이다.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교육한 후자신 스스로 대국을 둬봄으로써 사람을 뛰어넘는 묘수를 터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게 바로 강화학습의 원리이다. 

딥러닝은 빅데이터가 존재하고 높은 정확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친구의 사진을 올렸을 때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하는 ‘딥 페이스(Deep Face)’ 기술을 개발했다. 인식 정확도는 97.25%로 인간의 정확도인 97.53%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다. 이 밖에도 딥러닝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음성 인식과 번역 분야를 비롯해서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 보행자 감지와 교통신호와 표지판 등을 인식하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경쟁력은 ‘뭘 만드는가’보다 ‘얼마나 똑똑하게 만드는가’가 될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사물들이 스스로 데이터를 축적해가면서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다. 인간의 오감을 대치하는 센서들을 이용하여 빅데이터를 모으고 딥러닝이라는 강화학습을 통해 인간의 지능에 필적하는 기술들이 속속들이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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