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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13. 2017

06. 리셋증후군을 아시나요?

<내가 나로 살아갈 자유>




리셋증후군(Reset Syndrome)이란 용어를 들어보셨죠?

리셋 증후군은 1997년 일본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토막살인사건에서 유래했습니다. 살인을 저지른 중학교 학생이 컴퓨터 게임광으로 밝혀지면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리셋증후군은 2000년대 초부터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중독의 한 유형으로 꼽히는 현상이니까요. 그것도 잔인한 범죄와 연관되면서 말이에요.

리셋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에 깊이 빠져듭니다. 게임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분간하지 못합니다. 오랜 시간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다가 현실세계로 나왔을 때 그 현실을 가상현실과 혼동하는 겁니다.

그래서 범죄를 저질러도 그것을 컴퓨터 게임 정도로 착각합니다. ‘리셋’해버리면 그만인 것쯤으로 간주해버립니다. 게임을 다시 시작하면 과거의 흔적이 말끔히 지워지듯이 현실에서도 그럴 것으로 혼동하는 것이지요.



리셋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설사 일이 잘못 되었거나 실패를 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용기를 내는 데는 마음의 리셋이 필요합니다. 난관에 부딪혀도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려면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의미에서 리셋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인생에는 리셋이 없습니다. 과거에 살아온 흔적들은 아무리 없애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삶의 발자취는 하루하루 ‘인생파일’에 그대로 저장되어 한 사람의 역사를 만듭니다. 삶이란 게임은 컴퓨터 게임처럼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일상에서의 삶의 자취들이 모이고 쌓여서 인생의 씨줄과 날줄이 됩니다. 건성건성 살면 삶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리고 흠집이 생깁니다.

삶에 생긴 구멍과 흠집은 때우거나 없앨 수 없습니다. 지워지지 않는 문신으로 남아 당시의 삶을 기억하게 만들 뿐입니다. 부끄럽거나 숨기고 싶다고 해서 다시 리셋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참으로 다행인 것이 있습니다. 과거를 리셋할 순 없지만 현재를 ‘리스타트’할 수는 있습니다. 과거를 고칠 순 없지만 현재를 새롭게 시작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일은 과거의 흔적 지우기가 아닙니다. 이제부터 시작될 새로운 삶의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더이상 나에게 부끄럽지 않게 나다운 삶을 사는 것입니다.

현재라는 시간은 바꿀 수 없는 과거를 위해 쓰라고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바꿀 수 있는 미래를 위해 아낌없이 쓰라고 주어진 것이 현재라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지금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하는데 쓰고 계십니까? 정말이지 시간은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하라고 존재 하는 것일까요?

리셋하라고 있을까요? 아니면 리스타트하라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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