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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22. 2017

02. 나이 들어가며 빛이 나는 것

<하루하루가 안녕이면, 땡큐>



그 나이에 맞는 젊음이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빛이 나는 것이 있다.

‘아! 저 사람 정말 멋지다.’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은, 가만히 보면 냄새부터 다르다. 뭐랄까, 속 깊은 곳에서부터 풍겨 나오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것이 있다. 한마디를 해도 뭔가 다르다.


이런 사람을 두고 좋은 성품을 지닌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인상도 좋고, 목소리도 좋고, 이야기도 조곤조곤하게 하고, 정말 속이 꽉 찬 사람.


그런 사람을 보면 나는 감탄사를 연발하다 그만 넋을 잃고 그 목소리에 도취되어 멍하니 있을 때도 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힘의 방향성이라는 것이 있다. 오랫동안 키우고 만들어온 힘이 삶의 방식이나 말이 되어 나타나 뭉클하게 이쪽으로 전해져 온다.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 그리고 교양의 깊이,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나이 든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이다. 이런 것은 내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겨우 알게 된다.


젊음이란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다. 또 그 나이에만 느낄 수 있는 젊음이 있다. 30대에는 30대의 젊음이 있고, 40대에는 40대의 젊음이 있다. 젊음의 질이 10대, 20대와 다를 뿐, 30대가 되어도 나름의 반짝임이 있다. 40대와 50대가 되면, 지난날의 반짝거리는 젊음은 아니지만 그 나잇대만의 장점이 있어서, 나는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젊음’이라고 말한다.


이제 누군가를 만나면 “몇 년생이세요?”와 같은 질문 따위는 하지 말고 “어머, 젊으시네요”라고 말해보면 어떨까. 몸의 여기저기가 아프고 손에도 이마에도 주름투성이지만, “나는 아직도 멀었어, 이제부터야”라며 힘을 낸다.


요즈음은 “언제까지나 아름답게”라며 젊음을 추켜세우는 말들을 하며, 나이 먹는 걸 두려워하고 더 심하게는 무슨 죄악 같은 일인 양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좋은 일, 재미있는 일이다.


나보다 세상을 먼저 떠난 아저씨는 곧잘 “사람은 예순 살이 넘으면 하느님이야”라는 말을 하곤 했다.


아저씨는 나이를 먹어 가장 좋은 건 모두 훤히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까다로운 성격, 못된 습관 등 젊어서는 보이지 않던 단점들까지 모두 보이기 시작한다. “이 성격으로 이 나이까지 살아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어요” 하고 하느님께 말씀드리면, 하느님이 껄껄 웃으며 “지금 그대로도 괜찮아. 그런 점이 귀여워” 하며 말해줄지도 모른다.


하하, 그러면 정말 다행이다.


이제껏 많은 사람을 만나봤지만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모두들 나름의 매력과 재미를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이 사람과 계속 같이 가다가는 내 인생은 여기서 끝이야!” 하며 단숨에 헤어져 버린 사람도 있었을 거다. 그런데 재미있는 게 ‘영원히’, ‘언제까지나’라는 말로 평생을 건 사랑을 한 사람일수록, 헤어지고 나면 더 열심히, 다음 사람을 찾아가니 신기한 일이다. ‘영원히’란 있을 수 없는 꿈!


좋은 일도 지나가기 마련이듯, 힘든 일도 지나가는 법. 한평생 괴롭고 힘들기만 했다며 한탄만 하다 저세상으로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일생을 돌이켜보면 누구나 ‘그래, 이 일은 좋았어’ 하는 일이 하나둘쯤은 있지 않을까.


짧은 인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해라.


싫은 일은 대충 어딘가에 처박아 두었다가 나중에 홀로 꺼내 보면 된다. 싫은 일을 굳이 들추어낼 필요 없다. 재미있는 일을 먼저 하자. 나 자신을 기쁘게 해줄 재미있는 일을 먼저 하자. 먼 훗날 떠올리면 저절로 웃음 짓게 되는 좋은 일, 멋진 일을 하나 가득 모아서 좋은 냄새가 나는 멋진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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