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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27. 2017

03. 진짜 친구가 된다는 것

<하루하루가 안녕이면, 땡큐>



인간은 얼결에 명언을 뱉는다.
이것을 마음에 담아 삶의 지혜로 삼자!


어른이 되면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사실 나이가 많든 적든 진정한 사귐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여자들의 친구 사귐을 보면 마음 맞는 사람끼리 만나는 편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그런 사람인 줄 몰랐어. 정말 실망이야” 하면서 “흥!” 하고 얼굴을 돌리고는 더 이상 그 사람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사람은 겉보기와는 다르기도 하고, 처음 인상은 차갑고 무뚝뚝한데 만날수록 진국인 사람도 있다.


이 사람은 왜 나에게 툴툴거리지, 하는데 사실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그런지도 모른다. 모두가 싫다고 하는 사람이라도, 내가 직접 겪어보고 얘기해보니 괜찮은 사람인 경우도 있다.


“그 사람, 표정이 무섭고 웬만해서는 웃지 않지만, 그래도 굉장히 심성이 좋아.”

“흐음. 정말?”


여자끼리 하는 수다도 재미있지만, 가끔은 남자의 얘기도 들어주면 공부가 된다. 그렇구나, 남자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재미있는 게 어떤 남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하듯 하기도 한다. 그래서 진실인지 거짓인지 잘 판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긴 여자도 늘 솔직하지는 않겠지만.


상대가 남자가 됐든 여자가 됐든 타인과 사이좋게 지내려면 그 사람이 한 일, 해준 말들을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때 일은 고마워요. 그런 말을 해줘서 마음이 무척 가벼워졌어요.”

“어머. 그런 말을, 내가 했었나요?”


내가 기억하고 감사 인사를 할 때 어쩌면 상대는 자신이 한 일이나 그때의 사건 자체를 아예 잊고 있을 수도 있다.


좋은 말을 그 자리에서 바로 입 밖에 내어 하기란 여간해선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그럴 수 있었다면, 그건 평소에 늘 생각했던 거라서 가능했을 것이다. 그게 스르륵 입 밖으로 나온 것.


그건 상대방에게 잘 보이고자 의도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그 사람 자신의 삶, 처신으로부터 저절로 나온 말이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조차 생각지 못하게 상대방의 마음을 울릴 수도 있다. 그렇게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명언을 내뱉는다.


“아아, 정말 좋은 말이네요.” 이렇게 서로 주고받으며 ‘삶의 지혜’로 삼아 앞날을 살아간다.


마음이 고운 것만으로는 세상살이를 잘해나갈 수 없다.


아름다운 것만 생각하고 싶겠지만, 살다 보면 화나는 일도 있게 마련이다. 남에게 말해서는 안 되는, 하지만 나는 간직하고 있어야만 하는 이야기도 있다. 남이 들어서 유쾌하지 않은 말은, 역시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좋아하는 친구가 심술궂게 험한 말을 했는데, 그만 크게 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나쁜 말이라도, 그게 우스꽝스럽게 들리는 때가 있다. 그건 욕이 아니라, 일종의 애정이 담긴 말이라서 재미있게 들리는 것일 게다.


물론 사람과 사람이 만나다 보면 욕을 확 던져주고 싶은 순간도 있다.


못된 점만 눈에 들어오는 인간이 있다. 그런데 사실, 타인의 나쁜 점을 찾아내려고 해봤자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건 아무것도 없다. 단점을 비난하고 힐난해봤자 서로에게 남는 거라고는 상처와 너덜너덜해진 마음뿐이다. 웬만하면 “좋구나” 하고 서로를 칭찬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실언을 해서 상대를 상처 입혔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것도 마음속에 새겨서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자신에 대한 가르침으로 삼는 게 좋다.


그렇게 해서 때로는 자신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상대방에게서 뭔가를 찾아내기도 한다. 그런 얘기를 자꾸자꾸, 하고 또 하다 보면 친구가 되어 있기도 할 것이다. “그래. 맞아” 하고 서로 맞장구칠 수 있는 사이 말이다.


친구는 남들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슬쩍 해준 말이 마음에 남는 것도 친구 사이뿐이다.


최근에 별로 웃지 않았구나 싶으면, 친구끼리 살짝 활력을 줘가면서, 서로의 무거운 짐을 가볍게, 들기 쉽게 해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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