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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01. 2017

01. 화병은 완벽주의에서 생긴다.

<자존감을 높이는 50가지 습관>



“화가 나서 도저히 못 참겠어요.”
“화 때문에 미치겠어요.”

근래 화 때문에 괴로워하는 여성을 자주 만난다. 현장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여성 직원과 콜 센터 직원, 취업 준비 여성과 여대생이 대부분이다. 직장 생활 중 마주치는 동료나 상사와의 관계에서, 또 고객과 맺는 관계에서 생기는 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요즘에는 취직난으로 20대 여성들이 지닌 스트레스도 이만저만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고민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을 만나 보면 정말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고 해서 ‘삼포 세대’라는 말이 생겼는데 이제는 이것도 한물간 듯하다. ‘오포 세대’, ‘칠포 세대’라는 말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세 가지를 포기한 것에 더해 집과 경력을 포기해 오포 세대가 되고, 여기에다 희망과 인간관계마저 포기해 칠포 세대까지 되었다. 이러니 요즘 20대 여성이라면 울화통이 터지지 않고서야 배길 수 없다. 이들의 증상은 이렇다. 작은 일에도 짜증과 신경질이 나거나 가슴이 자주 두근거리며 갑자기 사람들이 미워지고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어진다. 또한, 별 이유 없이 화를 낸 후 후회하거나 억울한 일을 많이 겪었다고 생각하기도 하며, 감정 기복이 심하고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한다.

이런 화병 증상이 나타날 때는 다음 6가지를 지키는 게 도움이 된다.

1.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2. 카페인을 줄이고, 균형 있는 식사를 한다.
3. 심호흡, 이완, 명상 요법 등을 한다.
4.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5. 과로하지 않으며, 휴식 시간을 충분히 즐긴다.
6. 동료, 친구 등 자신의 어려움을 터놓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든다.

하지만 이는 사실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나의 20대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부모님은 여자인 나를 대학에 보내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끈질기게 부모님을 설득한 끝에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등록금은 새마을금고에서 대출받았는데 내가 갚는다는 조건이었다. 게다가 대학을 진학한 후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내가 벌어야만 했다.

방학에는 아르바이트를 많게는 네 개까지 했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우체국 우편물 분류 작업, 아홉 시부터 오후 한 시까지는 114 안내요원, 한 시부터 다섯 시까지는 빵집, 여섯 시부터 열한 시까지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야 했다. 대학 생활의 낭만과 추억은 한 줌도 쥘 수 없었다.

그러다가 먹고살아 가기 위한 방편으로 여군에 입대했다. 당장 직장을 잡아서 독립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나의 20대도 요즘 20대 여성과 비슷하다.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은 상황의 연속이었다. 지치고 의기소침해질 때가 적지 않았지만 결코 화를 내지는 않았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여자인 내가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크게 감사했기 때문이다. 그 감사한 대학 생활을 하게 된 나로서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현실 속 부족한 나를 인정했고, 나를 받아들였다. ‘이게 바로 나야’라고 수도 없이 외쳤다. 애초에 완벽주의를 버렸기 때문에 화가 잘 나지 않았다.

이런 내 젊은 날을 참고해서 화에 지지 않는 근본 대책을 말해주고 싶다.

“애초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그러니 지나치게 완벽주의를 추구하지 마세요. 그러면 몸도 마음도 쉽게 지치고 또 화를 낼 수밖에 없어요. 현실 속의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세요. 취직 못 한 나, 연애 못 하는 나, 결혼 못 하고 집이 없는 나, 그냥 그대로 인정하세요. 그게 진짜 나입니다. 여기부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게 필요해요. 완벽주의에 대한 강박관념은 화를 불러올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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