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멀티태스킹 괴물은 우리 안에 있다.

<싱글태스킹>

by 더굿북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보자. 사실 멀티태스킹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었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이 멀티태스킹이라는 장애물을 만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다음과 같은, 현대에 만연한 여러 현상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단체로 좌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 온갖 잡동사니를 쌓아놓고 지내서 머리는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 하루에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인다.
■ 혼란스러운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제 여러분이 일상에서 겪고 있는 멀티태스킹의 수많은 현상을 떠올려보라. 그럴 동안 나는 발을 까닥거리며 기다릴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느라 초조하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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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회상이 다 끝났으면 이전에 내가 인터뷰했던 한 남자가 일상 속의 멀티태스킹을 묘사한 다음의 내용을 읽어보자. “운전하면서 동시에 문자를 확인하는 멀티태스킹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동료와 통화하면서 신문을 읽을 때는? 아내가 집안일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미식축구경기를 볼 때는? 결국에는 문자를 보다 앞차를 들이받고, 동료에게는 불가능한 기한에 프로젝트를 끝내겠다고 무심결에 대답하고, 출장이 잡힌 날이 장인어른 생신과 겹치는 황당한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는 인생이라고 부르는 쓰나미(Tsunami)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려는 헛된 노력을 한다. 그것도 걷잡을 수 없이 산만하게 달려든다. 그 결과 집중력은 떨어지고, 스트레스는 치솟고, 하는 일과 전혀 관련 없는 다른 일에 무의식적으로 조바심까지 느낀다. 결국, 주위에 있는 동료나 고객, 노점상, 직원, 친구, 가족들에 회복하기 힘든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흐트러진 집중력의 상징인 멀티태스킹은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고, 종국에는 인간관계를 망친다.

그런데도 멀티태스킹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운전 중에 문자를 보내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어떻게 피해갈 수 있을까?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몰입하기가 왜 이토록 어려운 걸까? 그 이유는 내가 ‘멀티태스크 괴물’(Multitask Monster)이라 부르는 존재가 모든 고비마다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이 괴물에게 많은 사람이 굴복하고 만다.

멀티태스크 괴물의 주특기 중 하나는 직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 업무와 관련 없는 일로 관심을 돌리게 하는 것이다. 책상으로 다가와 주변을 맴돌고, 두 개의 머리를 서로 다른 쪽으로 흔들어대면서 서로 다른 일에 집중하라고 부추긴다. 그 유혹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은근슬쩍 늘어난 일을 보고 결국에는 포기하게 된다. 이때 괴물은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위로하듯 귓가에 속삭인다. “두세 가지, 아니 네 가지 일을 한 번에 해 보는 게 어때? 그것 말고는 희망이 없어.”

더 심각한 문제는 많은 사람이 멀티태스크 괴물을 마치 존경받는 인도자처럼 받아들이고 항상 그 부름에 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괴물에 저항하라! 어리석은 행동은 그만둬라! 극복해낼 힘을 길러라! 그리고 이 괴물을 문밖으로 걷어차 버려라.” 멀티태스크 괴물은 선원을 유혹해 재앙으로 몰고 가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요정 사이렌(Siren)과 같다. 물론 사이렌은 깃털이라도 다듬었지만, 이 괴물은 깃털도 다듬지 않아 사이렌보다 더 흉한 모습일 것이다.

어느 날 여러분에게 멀티태스크 괴물을 밖으로 던져버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실행에 옮기겠는가? 무엇이 여러분을 멈추게 하는가? 도전해 볼 자신은 있는가? 도전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 문제로 상담한 한 의뢰인은 이렇게 답했다. “지난 몇 년간 스스로 멀티태스커라고 자부했어요. 그런데 오늘 솔직하게 자기평가를 해보니 여태까지 해온 이 어리석은 행동에 엄청난 함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한 번에 한 가지 이상의 일을 할 때는 절대로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내질 못해요.”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일이 생산성을 저하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의미상으로도 한 가지 이상의 일을 한다는 말은 여러분이 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어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아니 기준점을 높여 단순히 잘하는 것 이상이 되려면 그 일에 온전히 몰입하는 방법밖에 없다. 한 아버지는 갓 대학을 졸업한 아들에게 다음과 같이 지혜로운 가르침을 전했다. “언제 어디서든 한 가지 일을 아주 잘하거나 두 가지 일을 다 망치는 경우밖에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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