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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다시 태어난다면 너랑 안 살아. 결코, 절대!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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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태어나도 결혼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남편들의 70%는 ‘결혼하겠다.’라고 응답한 반면 아내들의 70%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참웃픈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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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들에게 어떤 사람을 가장 신뢰하느냐고 물으면 남편과 아내의 대답이 다릅니다. 남편들은 대부분 아내라고 대답하는데 아내들은 친한 친구라고 대답합니다. 이것이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할지 안 할지 선택하는 기준이 되지 않을까요. 어느 주말아침 우리 부부 대화를 소개하겠습니다.

아내: 주말 아침 출근하려는 나에게 회사 같이 갈까?
나: 나랑 함께 하고 싶구나?
아내: 꽃 보러 가려고회사 사무실 베란다에 화단이 있어요. 아내는 주말에 같이 나와 화단을 돌보는 걸 좋아합니다.
나: 뭐야? 그렇게밖에 대답 못해?
아내: 대수롭지 않은 듯 안방에 불 끄고 나가요.
나: 할 말이 없어서 멍하게 …….
딸: 우리 대화를 듣고 있다가 아, 우리 아빠 불쌍하다. ㅠㅠ
나: 그래도 나는 다시 태어나면 네 엄마랑 결혼한다.
딸: 왜?
나 : 딴 여자도 다르지 않아. 내가 딴 여자 만나서 또 이런 실랑이를 할 바엔 차라리 네 엄마가 낫지.
딸: 와, 아빤 진짜 못 말리겠다! ㅠㅠ

언젠가 강연회에서 한 청중이 제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강사님은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시겠습니까?”

많은 청중들이 웃으며 제 대답을 기다리더군요.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 여자와 50년 이상 같이 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한 여자또는 한 남자를 온전히 이해하고 인정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제 아내랑 살면서 힘들고 미워한 적도 많지만 어떤 여자랑 살아도 마찬가지인 걸 알기에, 또 다른 여자와 맞춰 사느라고 힘들어 할 바에야 저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겠습니다. 딴 여자 만나봐야 도긴개긴입니다. 다시는 그 고생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자 많은 분들이 박수를 보냈어요. 왜 박수를 쳤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네요.

그렇습니다.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은 배우자가 바뀐다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지금까지 수차례 말했듯이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아요. 아니 오히려 결점투성이죠. 그 결점 때문에 갈등해야 한다면 그 누구와 살아도 마찬가지예요. 종류만 다를 뿐 모든사람은 결점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건 상대방뿐만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서로의 결점만 본다면 그 결점은 크게 확대돼서 내게도 비쳐지겠지요.

결국 배우자의 결점이 문제가 아니라 그 결점만을 바라보는 내 시각이 문제인 겁니다. 다시 결혼해서 만난 배우자도 또 다른 결점이 있을 테고 나는 그 결점을 또 트집 잡겠지요. 두 번 세 번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내 마음밭이 문제인 거죠. 네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라는 겁니다.

상대방이 한두 개의 결점, 아니 열 개 정도의 결점이 있어도 괜찮습니다. 훗날 이혼하거나 사별하게 된다면 그 결점이 그리울 것입니다. ‘아름다운 결점’을 떠올리며 추억하게 될 것입니다.

조강지처와 함께 딱 100살까지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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