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인의 언어>
하늘이 어찌 매일 푸르기를 바라는가.
바다가 어찌 매일 잔잔하기를 바라는가.
푸르름도 한때고 잔잔함도 한때다.
세상이 변하고, 삶의 문화가 변한다 해도 변치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감정이라는 정서다.
1. 말은 건들면 부푼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속담이 있다.
이처럼 말이란 소리 소문도 없이 확장되고 널리 퍼져 천 리 먼 길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전해질 만큼 그 위력이 대단하다. 요즘은 미디어 매개체로 공유하는 시대라지만 예전에는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야 알 수 있는 것이 말이었다.
자신의 사적인 일들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요즘 유행하는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하지 않는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워낙 신중하기 때문에 자신의 사적인 생활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사적인 일들도 신뢰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미디어 매개체에 중독된 사람들은 자신의 일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일에 관심이 많다. 그 관심들이 긍정적인 관심이 되면 좋으련만 대부분 부정적인 심리가 더 많이 작용한다. 결국 부푼 말의 씨앗도 이들을 통해 전파되는 것이다.
소식에 올라온 내용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만인 것을 자신의 생각이나 추측, 색깔을 첨부한다. 소식을 올린 사람들의 순수한 속성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괴담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그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고 와전된 소문이 천리만리로 전파되는 것이다.
말 중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남의 말이다.
근거도 없는 추측으로 부푼 말은 한 사람을 건너갈 때마다 더 많은 추측과 부푸는 현상이 일어나고 결국은 말의 실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괴이한 말이 되어 버린다.
유명한 연예인들의 지극히 사적인 일들이 와전되면서 SNS를 달구고 결국은 한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타 버리는 것을 우리는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고 우리 모두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진실된 눈으로만 바라본다면 이러한 흉측한 일들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질 수가 있다. 그러나 모두가 한마음이 될 수 없으니 서로 주의하는 것밖엔 도리가 없다. 나부터 말을 조심해야 하겠다. 나의 성급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무슨 말을 하든 신중하게 한 템포만 미루어 생각해보고 말을 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 보자. 내 마음과 같이 다른 사람의 마음도 헤아리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 그것만이 해결책이다.
2. 섣부른 말이 부른 이별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사소한 일로 마음 상함을 경험하면서 다툼이 일어난다. 이런 일은 젊은 연인들이나 이미 결혼한 부부들이나 다를 게 없다.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며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자 조금씩 목소리가 커진다.
“우리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이젠 지긋지긋해!”
“그래? 그게 진심이었지? 그렇게 지겨웠어? 그래서 전화도 안 받았어? 진작 말하지 그랬어, 나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래 서로 지겹고 싫으니 이제 함께 있을 이유가 없네, 그만 끝내자.”
어느 날 차를 세우고 시동을 켜지 않은 채 차 안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차창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무안할까 봐 시동도 못 켜고 미동도 없이 앉아 예기치 않게 그들의 다투는 소리를 듣고 말았다. 그렇게 그들은 30분 정도 옥신각신하다가 서로의 갈 길로 가고 말았다.
내가 그곳에 있을 때 그들은 나란히 손을 잡고 걸어왔다. 서로를 바라보며 다정한 모습이었다. 여성이 먼저 투정부리듯 왜 전화를 안 받았냐고 물었다. 남성이 전화를 못 받을 상황이었다고 설명하자 여성은 내 전화는 중요하지 않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이들의 다툼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들의 이별 역시 사소한 것에서부터 상대의 감정을 살피지 않는 데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이후 그들이 다시 만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날 그 시간, 그들은 순간적인 감정의 상함으로 인해 앞뒤 상황 가리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웠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그들의 감정은 자존심으로 연결이 되고 급기야 성급하게 이별을 선언함으로써 다시 한 번 서로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안겨주는 일이 된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남녀 간의 다툼을 사랑싸움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로 인해 받은 상처는 더 아프다. 어디 남녀 관계뿐일까. 섣부른 말과 행동을 두고 그 사람의 성격이 원래 그렇다거나 홧김에 한 소리니 신경쓰지 말라는 말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애쓴다. 그러나 마음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사람을 용서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설령 이해한다고 말할지언정 그 상처는 오랫동안 남아 있어 건들면 아플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