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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08. 2018

04. 공동 창업에 대해

<장병규의 스타트업 한국>



한 세대 이전인 1990년 전후의 업무 환경을 떠올려보면,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당연히 없었고, PC가 업무에 도입되던 시절이었다. 투명한 정보 공유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협업 생산성도 낮았을 것이다. 당연히 동업자를 속이기 쉬운 환경이었고, 협업보다 창업자 독단에 의한 실행력이 더 높았을 것이다.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주식회사와 관련된 다양한 제도의 발전, 다양한 도구로 인한 협업 생산성 증가와 정보 투명성 증대 등으로, 1인 창업보다 공동 창업의 성공 가능성이 보다 높은 시대가 된 것이다.



시대적인 변화 이외에도, 스타트업에서는 적절하게 구성된 공동 창업이 1인 창업에 비해 효용이 클 수밖에 없는데, 공동 창업의 이점, 그리고 그 이점을 살리기 위한 적절한 공동 창업의 구성 등은 다음과 같다.

첫째, 팀워크를 발휘할 수만 있다면, 공동 창업자의 역량과 경험이 개인의 역량과 경험보다 깊고 넓기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
스타트업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업 초기에 창업자 혹은 공동 창업자들이 성공에 필수적인 핵심 역량(core competence)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인재 구인의 어려움과 자금 소요의 괴로움을 이겨내고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초기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보다 중요하게는, 실행과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은 말로 전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경험과 학습은 창업자 혹은 공동 창업자들에게 내재화되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핵심 역량 이외에는 적당히 하겠다는 자세 또한 필요하다. 창업 초기에 해야 할 일들이 절대적으로 많을 텐데 모든 영역을 잘할 수도 없지만 모든 영역을 잘하겠다는 자세는 해가 된다. 사업의 핵심이 작동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해도 결국 실패한다. 스타트업의 평균은 실패라는 점을 기억하자.


둘째, 성공을 위한 균형감을 위해서 공동 창업이 좋다.
창업에는 자기 확신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는 자칫 독단과 고객 무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시행착오와 학습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의심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는 자칫 어이없는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창업자에게 확신과 의심은 함께 필요하다.

창업자가 너무 내성적이라면, 인재 구인이나 영업에서 적극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너무 외향적이라면, 실행의 디테일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대부분 사업은 내성적인 성향과 외향적인 성향을 동시에 요구한다.
즉, 성공을 위해서는 이질적 특성을 가진 공동 창업자들이 상호 보완하는 것이 좋다. 물론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동 창업하는 과정은 절대 쉽지 않다. 스타트업 성공은 흔치 않다는 점을 기억하자. 절대 쉬운 일은 없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인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회사들에서 공통된 특징들을 찾아냈는데, 그중 하나가 비관적인 현실을 직시하면서 미래를 낙관하는 굳은 신념을 동시에 가진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였다.

현실을 냉철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낙관적이기 힘들고, 미래에 낙관적인 사람들은 현실에 냉혹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패러독스(역설)라고 부르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 직시에 능한 한 사람과 미래를 낙관하는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좀 더 쉽다. 물론 그들이 팀으로 일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셋째, 외로움을 함께 견디기 위해서 공동 창업을 추천한다. 
첫째, 둘째 이유보다 이해하기 쉽지 않겠지만, 치열한 스타트업을 직접 해본 사람들은 쉽게 공감할 것이라 믿는다. 스트레스, 감정 기복, 산전수전, 단순한 설명이 어려운 일들,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등등. 가족과 대화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공동 창업을 하면, 옆에 비슷한 처지에, 고난과 실패를 함께 나눌 수 있고, 말없이도 이해하는 사람이 있기에 큰 힘이 된다.

특히 창업 초기에는 첫째, 둘째 이유가 중요하지만, 정말 멋지고 큰 회사를 만드는 관점에서는 셋째 이유가 더욱 중요해진다. 멋지고 큰 회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고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명확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공동 창업을 실현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역량과 경험, 성향 등이 다른 사람들이 팀워크를 이루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실행에 몰입하는 것과 병행해 신뢰, 맹목적 믿음, 합리적 의심을 오가면서 팀워크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의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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