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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12. 2018

04.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알아야 식비 잡는다.

<짠테크의 품격>



저는 시부모님과 살림을 함께하다가
분가하면서부터 저만의 ‘냉장고 파먹기’를 시작했습니다. 
냉장고에 대한 ‘지도’를 머릿속에 그려놓으면
기존에 있는 재료를 더 알차게 활용하고
새로 장을 보거나 냉장고를 여닫는 횟수를 줄일 수 있어요.



‘냉장고 파먹기’의 첫 단계는 무조건 냉장고 정리인 것 같아요. 뭐가 어디에 있는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재료를 발굴하거나 재료를 둘러보고 식단을 짜는 과정 자체가 불가능하거든요.

당시에는 시어머니 살림을 옆에서 정리하는 정도였지만, 일단 냉장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끔 체계를 잡는 것부터 시작했답니다. 반찬은 한쪽에 몰아서 바로바로 꺼낼 수 있게 하고, 장류는 소분해서 작은 통에 담아두었습니다. 그래야 큰 통에 있는 장들이 변하지 않고, 장을 오랫동안 깨끗하게 먹을 수 있더라고요. 유통기한이 있는 제품은 유통기한이 바로 보이게끔 놓았어요.

원래는 냉장고 안에 사용되는 용기도 플라스틱으로 된 것이 많았는데, 저는 모든 통을 안이 들여다보이는 글라스 재질로 교체했습니다. 밀폐력이 좋아서 플라스틱보다 보관 기간도 더 길고, 무엇보다 뭐가 있는지 눈에 확실히 보이니까 더 잘 먹게 되어서 일석이조예요! 특히 시장에서 받아온 검정 봉지째 그대로 냉장고에 들어간 재료들은 무심코 보관하다 보면 내가 뭘 샀는지도 모르고 그대로 남겨지더라고요. 그렇게 냉장고 안에 있는 모든 재료를 파악하는 데 우선 중점을 두었어요.

그다음에는 냉장고 가계부를 만들었어요. 분가 후 본격적으로 제 살림을 하게 되었을 때, 식비를 줄이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이 바로 ‘냉장고 가계부’입니다.

냉장실, 냉동실, 상온 보관 식재료, 소스 등을 구분해서 목록을 만들되 유통기한까지 포함해 기록합니다. 엑셀로 기입하면 유통기한이 짧은 것부터 보기 좋게 착착 정리됩니다. 그중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에 대해서는 꼭 잘 보이게 표시를 해두어야 합니다. 이렇게 보기 좋게 메모해두면 매번 유통기한을 다시 확인하지 않아도 되고, 빨리 먹어야 하는 식재료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두 사람 살림이라 내용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불편할 것이 없었습니다. 장을 본 날 엑셀로 정리해서 프린트하고, 빈칸을 더 만들어둔 뒤 내용이 추가되면 수기로 적으면 됩니다. 특히 장 보러 갈 때 휴대폰으로 냉장고 가계부만 찍어서 가면 뭐가 있고 없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무척 편리해요.

그래서 지금도 냉장고에는 재료나 오래된 반찬이 쌓여 있지 않아요. 김치, 된장, 고추장이 기본이고 밑반찬은 멸치조림 정도입니다. 귀찮더라도 나물이나 무침 등 간단한 반찬은 그때그때 해서 이틀 이내로 다 먹습니다. 가끔 장 보면서 충동적으로 안 먹던 재료를 사면 결국 유통기한을 넘겨서 버리게 되더라고요.

냉장고는 많은 음식물을 상하지 않게 보관해주는 고마운 도우미 역할을 하지만, 자칫하면 먹지 않는 재료들을 쌓아놓거나 버리게 하는 낭비의 주범이 되기도 합니다. 냉장고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하고 관리하면 ‘냉장고 파먹기’가 훨씬 쉬워진답니다.


품격 있는 짠돌이’s PICK!

냉장고 가계부, 어떤 방법으로 작성하는 게 좋을까요?

① 포스트잇 이용하기 : 장 보기 전 포스트잇에 목록을 적고 그대로 냉장고에 붙인 후 소진된 재료를 차례차례 지워나가요. 작은 포스트잇에 냉장고 속 재료를 하나하나 적어 붙여놓고 소진된 재료만 떼어내는 방법도 좋아요.

② 영수증 이용하기 : 장을 봐온 영수증을 냉장고에 붙여놓고 재료를 다 사용할 때마다 지워나가는 방법입니다.

③ 엑셀 이용하기 : 표나 틀을 이용해 만든 후 프린트하면 되지요. 일주일 단위나 장 보는 주기로 정리해 붙이거나, 틀을 만들어 코팅한 후 썼다 지웠다 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④ 달력 이용하기 : 달력에 그날의 식단과 함께 재료를 적어두는 방식도 편하고 쉬워요. 또는 작은 보드판을 이용해 냉장고에 붙여놓고 이용하는 방법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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