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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22. 2018

08. 언제 멈출 것인가?

<장병규의 스타트업 한국>



사업은 돈이 모두 떨어지는 순간에 멈추는 것일까? 의의로 그렇지 않다. 돈이 떨어지는 순간에도 창업자가 사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가진 경우가 의외로 많고, 가족으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창업자의 신용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등 여러 수단을 강구하는 경우가 꽤 있다. 실패하면 빚을 질 수도 있지만, 이렇게 버텨서 성공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 확실한 점은 자금의 유무를 사업의 지속성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 사업을 멈출 것인가?


중단의 조건
앞에서 설명한 대로 창업 전에 정하고 공동 창업자와 가족 등에게 공유한 중단의 조건, 즉 정한 기간과 자금으로 목표했던 바를 이뤘는지 고민해야 한다.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더라도, 창업자가 갚을 수 있을 정도의 대출금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대출로 몰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대출도 중단의 조건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

문제는 사업의 성패를 판단할 수 있는 적절한 기간과 자금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업의 특성에 따라서도, 사업 계획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창업자가 중단의 조건을 바꾸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는 것이 실제적 문제다. 사업을 실행할수록 초기에 정한 중단의 조건을 바꾸고 싶은 유혹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사업을 제대로 실행해보고 한 번 정도는 중단의 조건을 변경하고 공동 창업자와 가족 등에게 다시 공유하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중단의 조건을 절대 두 번은 변경하지 말고, 아무리 아쉬워도 무조건 지키는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


사업 계획의 폐기
앞서 봤듯이 사업은 단계적 검증 과정이며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기에 사업 계획의 변경은 자연스럽다. 중요한 점은, 사업 중에는 항상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사업 계획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창업자가 특정한 믿음과 가정을 가지고 세운 것이 사업 계획이다. 실행을 통해서 믿음과 가정의 일부가 틀렸다고 판단할 수 있고, 그것을 토대로 새롭게 사업을 계획할 수 있다. 그런데 실행을 해보니 근본적인 중요 가정이 틀렸다면? 그래서 사업 계획 자체에 성공 가능성이 없다면? 그러면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더라도 멈춰야 한다.

물론 실제로는 이렇게 무 자르듯이 사업 계획이 가능하다 불가능하다고 나뉘지 않는다. 애매한 믿음과 가정도 많으며, 가정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도 힘들 수도 있다. 그렇기에 현실적으로는 보다 단순하게 초기의 원대한 꿈이 얼마나 줄었는지, 그런 정도의 꿈도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도 좋다.


단기적 성공 여부
스타트업에서는 오늘이 있어야 내일이 있다. 즉 오늘이 괜찮다는 방증이 있다면,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첫째, 매출이나 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지 그 여부다. 
매출이 꾸준히 나오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사업 지속을 긍정적으로 고민할 수 있다. 

둘째, 핵심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ex)의 성장이다. 
매출이나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그 사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혹은 매출의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는 핵심성과지표가 성장하고 있다면, 장기적 성공의 가능성은 있다. 

셋째, 전문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엔젤 투자자나 벤처캐피털 등에게 투자를 받았는지 그 여부다. 
사업 자체보다 오로지 창업자에 대한 신뢰를 토대로 한 지인들의 투자는, 사업 지속 여부에 어떤 사인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역량과 경험 있는 투자자의 결정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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