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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22. 2018

02. 아마존의 저가 전략

<아마존 웨이>



1. 가격(Price)

아마존의 저가 전략은 널리 알려져 있다. 거의 20년에 걸쳐 제프는 회사 전체의 장기적인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면 특정 상품 혹은 특정한 상품군 전체의 이익을 단기적으로 희생할 확고한 의지가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그러나 저가 정책에 대한 제프의 집착은 사실상 끝이 없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재직할 당시 아마존의 목표가 상시 저가 전략의 리더가 되는 것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상품의 가격을 월마트(Wal-mart), 타깃(Target), 베스트바이(Best Buy) 등등 우리처럼 상시 저가를 표방하는 경쟁업체들의 가격에 반드시 맞춰야만 했다. 한번은 시니어 팀 회의(S-Team meeting: 아마존의 고위임원들로 구성된 시니어 팀은 매주 화요일마다 4시간에 걸쳐 회사의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가졌다.)에서 누군가가 이의를 제기했다. “만약 최저가로 판매하는 업체에서 특정 상품이 품절되면 우리는 굳이 그 가격에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까지 굳이 우리가 이윤을 포기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그러자 제프는 즉시 그 주장에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그것이 어떤 역풍을 가져올지 상세히 설명했다. 만약 고객들이 우리의 판매 가격이 더 비싸다는 사실을 알아도,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는 상품이라면 마지못해 구입할 것이다. 하지만 그 경험은 고객들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결국 그것은 꼬리표가 되어 영원히 아마존을 따라다닐 것이다. 이런 논리를 앞세워 제프는 회사의 이익마진을 보호하자는 아이디어를 단호히 거부했고, 고객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실히 했다.

충분히 짐작하겠지만, 저이윤의 가격책정 전략은 끊임없이 공격을 받는다. 그리고 그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경쟁업체들로부터의 공격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바로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다. 경제 분석업체 BB&T 캐피털 마켓(BB&T Capital Markets) 소속의 한 애널리스트가 아마존의 저격수를 자청한 적이 있다. 그는 가정용품 소매업체 ‘베드 배스 앤 비욘드(Bed Bath and Beyond, BBBY)’가 판매하는 30개 대표품목의 평균가격이 2012년 초에는 아마존보다 9퍼센트 비쌌지만 2013년 8월에는 6.5퍼센트 더 저렴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것은 당연히 언론에서 대서특필되며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베스트바이 같은 전통적인 다른 소매업체들도, 최저가 보장제를 통해 아마존과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마존의 고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때는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에 비해 막대한 우위를 점했던 아마존의 가격경쟁력이, 여러 요인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인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매업체들 간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인터넷 판매세를 도입하는 주정부가 점차적으로 확대되며, (오늘날의 BBBY처럼) 상당한 이익마진을 고수하던 전통적인 소매업체들 사이에 가격 인하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가격을 둘러싸고 격해지고 있는 이번 경쟁의 흐름에 아마존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가 아마존의 미래를 결정할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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