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으로 리드하라>
돈 없고, 능력 없고, 배경 없는 사람일수록 인문고전을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인문고전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천만 원이 넘는 수강료를 지불하고, 해외로 독서여행을 떠나고, 새벽마다 조찬 특강을 듣는C EO들보다 더 열심히 인문고전을 읽고 공부해야 한다.
「인생경영, 인문고전으로 승부하라」 를 쓰면서 나는 마음이 적잖이 아팠다. 대기업 CEO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귀족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우리나라에서 인문고전 독서를 가장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천만 원넘는 수강료를 받는 ‘서울대 최고지도자 인문학 과정(AFP, Ad Fontes Program)’같은 곳에 경쟁적으로 등록해 체계적으로 인문고전을 공부하는가 하면, 새벽부터 열리는 인문학 조찬모임 등에 참석해 국내 최고 수준 인문고전 연구자의 강의를 듣는다. 독서의 수준도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일례로 ‘서울대 최고지도자 인문학 과정’ 제2기 수강생들은 세계의 지식인들이 찬사를 보내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이렇게 읽었다. 고승철 기자가 『신동아』 통권 586호에 쓴 기사 「CEO들이 열하(熱河)로 간 까닭은?」을 토대로 정리했다.
1. 『열하일기』를 읽었다.
2. 『연암 박지원과 열하를 가다』 『열하광인』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같은 연암 관련 서적을 읽었다.
3. 『연암집』을 국역한 것으로 유명한 국내 최고의 연암 전문가 김명호 전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를 초청해 ‘연암 박지원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제목의 특강을 들었다.
4. 구범진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를 초청해 ‘청 제국과 조선’이라는 제목의 특강을 들었다.
5. 『열하일기』에 나오는 연암의 발자취를 직접 느껴보기 위해 중국으로 향했다.
6. 베이징에서 청더(열하)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중국 고대 언어와 『논어』 전문가인 이강재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에게 ‘중국의 문자정책과 한자 사용’ 특강을 들었다.
7. 역시 베이징에서 청더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AFP 부주임 교수인 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의 특강을 들었다. 이런 식의 버스 특강은 답사여행 내내 계속됐다.
8. 새로운 여행지에 도착할 때마다 김명호 전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로부터 연암 생존 당시 그 지역의 상황과 문화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설명을 들었다.
9. 시간이 날 때마다 모여서 독서토론을 벌였다.
10. 『열하일기』 독서와 답사여행을 통해 얻은 영감을 경영에 적용하는 지혜를 얻는 시간을 가졌다.
11. 귀국한 후 새로운 독서여행을 계획했다.
‘돈 있는 사람만 대접받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누군가들에게 묻고 싶다.
‘부자는 갈수록 더 부자가 되고 빈자는 갈수록 더 빈자가 되는 우리나라에는 희망이 없다’라고 말하는 누군가들에게 묻고 싶다.
수신(修身)은 내팽개친 채 우리나라의 자본주의는 바뀌어야 한다는 식의 어려운 주장을 내세우는 누군가들에게 묻고 싶다.
떨리는 목소리로 감히 묻고 싶다.
“지금 당신은 어떤 책을 읽고 있는가?”
돈 없고, 능력 없고, 배경 없는 사람일수록 인문고전을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인문고전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천만 원이 넘는 수강료를 지불하고, 해외로 독서여행을 떠나고, 새벽마다 조찬 특강을 듣는 CEO들보다 더 열심히 인문고전을 읽고 공부해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두뇌를 혁명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무수히 많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우리나라의 부족한 자본주의는 진정한 변화를 위한 첫 발걸음을 떼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