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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30. 2018

04. 빠르고 효과적으로 우리를 알릴 방법은?

<창업가의 브랜딩>



언제나 그렇듯이 리소스가 문제다. 절대 다수의 스타트업은 스토리를 발굴하고 다듬고 알릴 만한 ‘시간, 돈, 사람’이 충분하지 않다. 스타트업이 최소한의 자원만 들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첫째콘텐츠 생산의 주체를 기업이나 브랜드에서 소비자로 확장한다.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전 세계 1500만 구독자의 지지를 얻으며 ‘오늘 뭐 먹지?’와 ‘쿠캣(Cookat)’ 등에 푸드 콘텐츠를 소개하고 음식문화를 만들어가는 그리드잇(GreedEat)이 이를 잘 활용한 케이스다.

그리드잇이 지금처럼 다양한 F&B 사업을 진행하는 푸드 미디어가 된 데는 이문주 대표가 들려주는 흥미로운 창업 스토리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월간 3억 뷰 이상을 기록하는 콘텐츠의 힘이 크다. 이문주 대표는 투자자의 소개로 우연히 ‘오늘 뭐 먹지?’ 채널을 운영하는 그리드잇을 만나 반나절 만에 그야말로 ‘의기투합’하게 된다. 그로부터 얼마 안 돼 합병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해, 돈방석에 앉을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그리드잇을 있게 한 스토리는 대표 개인이 아니라 사용자들의 공동 창작물이다. 그리드잇은 콘텐츠를 선별, 제작하는 데 몇 가지 원칙을 두는데, 가장 먼저 타깃이 좋아할 콘텐츠인가를 판단한다. ‘오늘 뭐 먹지?’가 원하는 타깃은 20대 초반 여성들로 음식에 가장 민감하고 바이럴 영향력도 크다. 그리드잇은 이 타깃을 잡으면 전 세대가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해 그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다.

또한 이들은 가장 최신의 콘텐츠에 집중한다. 맛집이나 음식은 빠른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신제품, 신메뉴를 빠르게 발견하고 이를 콘텐츠화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차별성을 최우선시했다. 다른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다른 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콘텐츠는 가급적 배제하고 그동안 접하지 못한 주제들을 다루려 노력했다.

이를 위해 최초로 도입한 것이 페이스북 사용자를 통한 제보 시스템이었다. 다른 페이지들은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만들거나 ‘불펌’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그리드잇은 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많은 가입자들이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듯 자신이 먹은 음식을 제보하기 시작했고 그리드잇은 ‘by ○○님’이라는 표기로 제보자들을 명시하기 시작했다. 제보는 빠르게 증가했고 많을 때는 하루 1만 건에 가까운 제보가 들어올 때도 있었다고 한다. 모수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양질의 콘텐츠가 나오기 시작했고, 다른 페이지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차별화된 콘텐츠와 빠른 정보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우리가 누구인지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전략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스토리나 콘텐츠를 개발하기 앞서, 우리 제품과 서비스의 핵심을 드러내는 브랜드 슬로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실제 브랜드 슬로건을 통해 고객들의 공감을 얻고 명확한 이미지를 구축해가는 스타트업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식권대장’이라고만 하면 확실히 와 닿지 않던 개념이 ‘밥값 하는 직장인을 위하여’라는 브랜드 슬로건과 함께 쓰이면 ‘먹거리와 연관된 무언가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8퍼센트의 ‘사람과 사람이 만드는 금융’, 다방의 ‘나쁜 정보가 좋은 방을 구한다’, 배민찬의 ‘모바일 넘버원 반찬가게’ 등 슬로건을 통해 브랜드 네임만으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업의 정체성과 이루고자 하는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다. 물론 브랜드 네임 자체만으로 그러한 성격을 모두 보여줄 수 있다면 더욱더 효율적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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