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하루 3천 원으로도 목돈이 됩니다.
<짠테크의 품격>
목적 없이 돈을 모으면 의지가 자꾸 약해졌어요.
그래서 ‘내가 왜 돈을 모으지?’에 대한 목적을
분명하게 떠올려봤어요.
앞으로 부모님 환갑도 있고, 아이도 생길 테고,
집이랑 차도 사야 하고…….
이렇게 돈을 모아야 하는 구체적인 목적들이 있으면
3천~4천 원의 작은 돈이라도 모으는 의미가 생긴답니다.
제 통장 중에 약 170만 원이 저금 된 우체국 통장이 하나 있어요. 아직 결혼 계획은 없는 남동생의 축의금을 미리 모으려고 만든 통장인데, 170만 원이 되기까지 몇 년 정도가 걸렸어요. 저한테 순수한 ‘공돈’이 생길 때마다 축의금을 생각하고 모아두었거든요. 그렇게 돈 모으기가 힘들더니, 축의금이라는 목표를 세워놓으니 결국은 모이더라고요. 이때부터 저는 작은 저축이라도 의미를 두니 모인다는 걸 깨닫고, 필요한 목돈마다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부모님 생신 통장!’ 원래 오래전부터 동생들과 함께 하나의 통장에 돈을 조금씩 모으고 있었어요. 그렇게 대비하면 10년 단위 생신이 올 때마다 큰 힘이 되지요. 그런데 시댁 쪽은 남편이 외아들이라 오로지 저희 부부의 몫이랍니다. 시부모님 환갑이 겨우 2년밖에 남지 않아서, 얼마 전에 통장을 하나 개설했어요. 시부모님 환갑 선물을 대비한 적금 통장으로 한 달에 9만 원씩 저금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한 달에 9만 원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잖아요? 그래서 매일매일 3천 원씩 모아서 한 달에 9만 원을 만든답니다. 저는 봉투 하나를 만들어서 매일 3천 원씩 봉투에 넣었어요. 그날 상품권을 쓰고 남은 잔돈이라든가, 그 밖에 여러 경로로 생기는 푼돈들을 모으는 것이지요. 3천 원은 평소 같으면 어떻게 썼는지도 모르게 사라질 수 있는 작은 돈입니다. 하지만 흘러나가지 않도록 챙겨 모으니 한 달에 9만 원이 되고, 그것을 시부모님 환갑 적금 통장에 저축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남편과 저, 두 사람의 멋진 여행을 위한 적금을 만들었어요. 조금씩 매일매일 저금하는 여행 적금을 관리하다 보니 모바일만큼 간편한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매일 4,110원이라는 같은 금액으로 저금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보내는 사람의 이름을 그때그때 제 감정을 나타내는 짧은 메시지로 기록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특별한 날’ ‘아프지 말아요’ 같은 식으로요.
금액이 왜 4,110원이냐고요? 두 사람이 여가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얼마일까 생각하다가 1년에 총 150만 원을 목표로 정했거든요. 150만 원을 365일로 나누니 약 4,110원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며칠씩 밀리기도 했는데, 조금씩 쌓여가는 게 보이니까 마음이 참 뿌듯해지더라고요. 특히 매일 메시지를 적으니까 통장 자체가 짧은 저축 일기가 되고 있어요. 제가 다시 읽어봐도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품격 있는 짠돌이’s PICK!
저축 습관을 기르는 저축법을 알려드려요.
① 캘린더 저축법
캘린더 저축법은 날짜에 천 원을 곱해서 매일 저축하는 방법이에요. 예를 들면 1일에는 1천 원, 2일에 2천 원, 이렇게 저축하다 보면 30일에는 3만 원이 되겠죠? 매일매일 한 달을 꼬박 저축하게 되면 31일 기준으로 49만6천 원을 저축할 수 있어요. 1년이면 약 570만 원을 모을 수 있답니다.
② 위클리 저축법
3개월이면 13주, 6개월이면 26주, 1년이면 52주입니다. 매일매일 저축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매주 저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건 어떨까요? 바로 26주 적금, 52주 적금입니다. 1주 차에 1천 원으로 시작해서 2주 차에 2천 원, 3주 차에 3천 원, 이런 식으로 매주 1천 원씩 불려가며 저축하는 방법이지요. 26주나 52주가 부담스럽다면 3개월인 13주를 목표로 시작해서 점차 주 수를 늘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③ 잔돈 및 끝전 정산법
잔돈 정산법은 쇼핑 또는 장을 본 후 남은 잔돈이나 집 안에 굴러다니는 동전을 돼지 저금통과 같은 곳에 넣어두고 한 달이나 분기별로 정리하는 방법이에요. 끝전 정산법은 가지고 있는 통장 잔액의 100원 단위 또는 1천 원 단위의 끝자리를 끝전 통장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이지요. 예를 들어 통장 잔액이 123만 4,560원일 경우 560원 또는 4,560원을 끝전 통장으로 이동시키는 거예요. 조금씩 잔돈을 옮기는 습관을 들이고 나면 생각보다 큰 금액이 모여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