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은 왼쪽 이성은 오른쪽>
발 크기에 맞는 신발을 신어라.
때때로 포기는 실패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여과(濾過), 영혼에 대한 세례, 스스로에 대한 재인식을 의미한다. 살면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많다. 그러나 우리의 정신과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선택에 직면하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인생에는 뭔가를 한 일뿐 아니라 하지 않은 일도 있어야 한다. 뭔가를 포기하고 나서야 정신과 체력을 필요한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중국 신발왕’으로 불리는 아오캉그룹 내부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2005년 1/4분기 업무보고 회의에서 사업부 책임자가 보고할 차례가 되었다. 책임자는 신이 나서 말했다. “1/4분기의 원래 계획은 매장 70개를 오픈하는 것이었는 데 최종적으로 110개를 오픈하여 목표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왕전타오 회장은 보고를 들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 걸 심각한 초과 달성이라고 하는 거네. 아주 나쁜 업무 습관이지.” 회장은 거리낌 없이 말했다.
사업부 책임자는 칭찬을 들을 줄 알았는데 지적을 당하자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훌륭한 성과를 내고서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거지? 책임자가 뭐라고 항변하려는 찰나, 회장이 재빨리 앞에서 하던 말을 이었다. 회장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생각해보게. 자네가 그렇게 목표를 초과해 버리면 관리나 물류, 인원이 제대로 받쳐 줄 수 있겠나? 품질 보장 없이는 효과적인 시장규모나 이익을 형성할 수 없어. 오히려 기존의 균형을 어지럽히고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결과를 낳지. 맹목적으로 매장만 늘리다가는 오픈하는 매장마다 문을 닫게 돼. 헛수고만 하는 거야. 이건 마치 부부가 아이를 하나만 낳으려고 계획했는데 세쌍둥이를 낳은 거나 다름없어. 부부에게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일이지. 집안 식구가 갑자기 다섯 명이 되어 시끌벅적한 건 좋지만 기를 능력이 없잖나.”
비유에 능한 회장이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기억하게. 적당한 게 가장 좋은 거야!” 회장은 마지막으로 강조했다.
적당한 게 가장 좋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찬가지다. 자신의 발 크기에 맞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발이 작은데 큰 신발을 신으면 걸음걸이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아무것도 버리지 않으면 결국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때때로 포기를 선택해야 한다. 손에 든 장미를 버려야만 아름다운 모란을 딸 수 있다. 컵에 남아 있는 물을 따라 버려야만 새로운 물을 더 많이 담을 수 있다. 마음속의 걱정을 버려야만 즐겁게 영혼의 공간을 비워둘 수 있다. 현대 사회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찌꺼기를 버려야만 알맹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더 제대로 드러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