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도대체 돈은 왜 버는가?
<영혼은 왼쪽 이성은 오른쪽>
우리는 항상 돈이 있어야만 삶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삶의 즐거움은 당신의 마음가짐과 상관있지 돈과는 별로 큰 상관이 없다.
아름다운 해변에 출신을 알 수 없는 노인이 매일 똑같은 암초에 앉아 낚시를 했다. 운이 좋든 나쁘든, 낚은 물고기가 많든 적든, 노인은 두 시간이 지나면 바로 낚시 도구를 챙겨서 그 자리를 떠났다.
노인의 기이한 행동은 한 젊은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어느 날 젊은이는 그만 참지 못하고 노인에게 물었다. “운이 좋을 때 왜 하루 종일 낚시를 하지 않나요? 그러면 물고기를 잔뜩 잡아서 돌아갈 수 있을 텐데요!”
“물고기를 그렇게 많이 잡아서 뭐하게?” 노인은 담담하게 반문했다.
“팔아서 돈을 벌어야죠!” 젊은이는 노인이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돈은 벌어서 뭐하게?”
“그물을 사서 더 많은 물고기를 잡고 더 많은 돈을 벌어야죠!” 젊은이는 얼른 대답했다.
“돈을 더 많이 벌어서 뭐하게?” 노인은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
“어선을 사서 바다로 나가 더 많은 물고기를 잡고 더 많은 돈을 벌어야죠!” 젊은이는 계속 대답했다.
“돈을 번 다음에는 뭐하게?” 노인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았다.
“선대를 조직해서 더 많은 물고기를 잡고 더 많은 돈을 벌어야죠.” 젊은이는 속으로 노인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돈을 더 많이 벌어서 뭐하게?” 노인은 이미 낚싯대를 거둔 상태였다.
“원양 회사를 차려서 물고기도 잡고 운송도 하면서 당당하게 세계적인 큰 항구를 드나들며 더 많은 돈을 벌어야죠.” 젊은이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돈을 더 많이 벌어서 뭐하는데?” 노인의 말투에는 어느새 조롱이 담겨 있었다.
젊은이는 노인에게 화가 났다. 자신이 질문에 대답하는 쪽이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돈 안 벌고 뭐하게요?” 그는 이렇게 반격했다.
노인은 웃었다. “나는 매일 두 시간 동안 낚시를 하고 남은 시간에는 아침노을과 석양을 감상하고, 꽃과 채소를 심고, 친척과 친구를 만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더 많은 돈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겠나?” 노인은 이렇게 말하면서 짐을 챙겨 떠났다.
공리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해변에서 여유롭게 낚시하며 돈 때문에 마음 쓰거나 남들과 아옹다옹할 필요 없는 삶. 이 얼마나 부러운 인생의 경지인가!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돈을 충분히 벌어야만 돈 걱정 없이 자유롭게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부자를 이렇게 묘사했다. “그들의 머릿속은 온통 끊임없이 돈을 불리거나 어떻게든 돈을 잃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돈은 행복한 생활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돈의 액수에는 한계가 없다. 일단 물질적인 욕망에 빠지면 금세 방향을 잃게 된다.
은행가 프랭크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200만 파운드가 넘는 재산이 있는데도 큰 부담을 느낀다. 언제까지나 매년 15만 파운드의 기본 수입이 있다는 전제 하에 수입과 지출을 맞출 수는 없다. 나는 자제력을 잃어 가고 있다. 항상 바쁘게 뛰어다니는데도 여전히 수많은 기회를 놓친다. 결정해야 할 순간이 되면 나는 누가 내 창자에 주먹을 집어넣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나는 한밤중에 일어나 보고서를 들춰 보며 마음이 가라앉기를 바란다. 나는 잠을 잘 수도, 멈출 수도 없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프랑크는 자신이 이룬 모든 일들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금융 목표를 달성하면 왕이 된 기분을 느끼게 될거라고 굳게 믿는다. 돈은 이미 그의 자존심과 버팀목이자 인간의 가치를 대신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는 돈 그 자체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의 가치와 자신에게 중요한 것들을 새롭게 정의하지 않는 한, 그는 성공의 언저리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자신의 가정과 건강을 위험 속에 빠뜨릴 것이다.
돈에 집착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프랑크는 그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이 모든 방식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돈이 생활을 행복하게 해 주는 도구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돈은 사랑이나 신뢰, 가정, 건강, 행복 위에 놓이는 순간 부패하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