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새벽 4시 반>
열등감에 얽매이면 타고난 성격마저도 소극적으로 변한다.
열등감은 스스로를 가두어버리는 감옥과 같다.
나는 여러 학교에 초청되어 강의를 하러 가곤 한다. 강연을 할 때 강단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신기하게도 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성향은 두 가지로 갈린다. 한 부류는 고개를 바짝 들고서 내 말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듣는 학생들이고, 나머지 한 부류는 몸을 잔뜩 움츠린 채 멍한 눈빛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다. 이 두 부류의 특성은 한마디로 정의된다. 바로 자신감이 있는 자와 열등감에 빠진 자.
주변에 보면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을 흔히 목격하게 된다. 특히 희망과 열정으로 가득해야 할 젊은이들 중에도 일부는 안타깝게도 자신감을 상실한 이들이 있다. 그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의지가 약하고 의기소침해 있다. 그러다 보면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잉여와 같은 사람이 되어버리고 만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까에 대해서 지나치게 신경 쓴 나머지, 언제나 스스로의 믿음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소심하게 행동한다. 그러다 보면 결국 스스로를 부정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다.
생각해보자. 자기 자신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 과연 남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이는 스스로를 믿지만, 상대방도 존중하기 때문에 우러나오는 겸손함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의미다)? 열등감의 늪에 빠지면 수백 가지 이유를 들어 스스로를 부정하고 비하하게 된다. 가령, 키가 작다든지, 피부가 까맣고 눈이 작다든지, 학벌도 나쁘고 집안도 별로라든지 등등 이유도 다양하다. 이런 이들은 상대방이 열 마디 좋은 칭찬을 한다고 해도, 그 가운데 자신이 평소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으면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열등감에 스스로를 가둔 사람은 당연히 소극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한다. 열등감은 우리를 정신적으로 유약하게 만들어 똑바로 서서 자신의 앞날을 바라보지 못하도록 만든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 행복, 행운 등에 대해서 인식하지 못하고 오로지 당면한 문제에 매달려 매일 걱정만 한다. 그러니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며,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을 수 있겠는가?
하버드 총장 후보였던 애보트 로웰 교수가 한번은 교재도 없이 빈손으로 수업을 진행했던 적이 있다.
“학생 여러분, 여러분은 저마다 다채로운 삶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들 중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밝은 빛을 보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서 결국 행복을 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언제나 비관적인 생각을 끌어안고서 어둠 속에서 세월을 보내버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애보트 교수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안경을 들어 올리면서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이들의 인생이 완전히 다른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그건 자신의 마음 안에 있습니다. 각자의 마음속에 다른 것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학생들은 저마다 의견을 말하며 토론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교수의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애포트 교수는 토론을 멈추게 한 뒤 조용히 강단에서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사실 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하지만 답을 알려주기 전에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죠. 이 이야기를 듣고 나면 답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교수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탄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어느 날 인간들과 장난을 치고 싶던 신이 천사들을 불러서 어떻게 하면 ‘열등감’을 인간들의 안에 몰래 넣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한참을 생각한 천사들은 저마다 의견을 내놓았다. 인간의 눈에 넣자는 의견도 있었고 귀에 넣자는 말도 나왔다. 누군가는 잇새에 숨겨두자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은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천사들의 의견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때 구석에 조용히 있던 한 어린 천사가 입을 열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겨놓는 것이 어떨까요? 그곳이 가장 깊숙하고 은밀한 곳이니까요.”
애보트 교수의 이야기가 끝나자 학생들의 얼굴이 자신만만하게 변했다. 그러고 나고는 몇 사람이 손을 들고 말했다.
“교수님, 답은 자신감과 열등감입니다. 맞지요?”
그제야 교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인간의 가장 깊고 은밀한 곳에 신이 숨겨둔 열등감이라는 것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장점과 자신의 단점을 비교하게 만든다. 그러고서는 자신이 남들보다 훨씬 못하다고 생각해버린다. 이렇게 마음속에 열등감이 있으면 스스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장애물이 된다. 열등감이란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집중력을 분산시켜서 결국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패를 경험하면 “역시 나는 안 돼.”라며 더 큰 열등감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금부터라도 “나는 잘하는 것이 없어.”, “내가 그런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따위의 생각이 들 때마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자세로 이를 물리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열등감을 극복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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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빨리 발전하고 보다 완벽해지고 싶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열등감을 이겨내야 한다.”
그렇다면 열등감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업을 하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맨 뒷자리에 앉고 싶어 하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마치 맨 앞자리에 폭탄이라도 설치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뒤쪽에 앉을수록 교수로부터 멀어지고 덜 긴장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마음속에 자신이 잘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즉 자신감이 모자라고 열등감이 많을수록 이왕이면 교실 앞쪽에 앉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경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자신만만해 보이는 사람들이 하듯이 평소에 경쾌하고 가볍게,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어깨를 펴서 앞을 당당하게 바라보며 다녀보자. 이런 자세를 하면 전에는 보지 못하던 것들을 더 발견하며 “할 수 있다.”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습관이 생기면 열등감이 들어설 자리가 서서히 없어진다. 앞에 선 교수와 눈빛을 한 번이라도 더 교환해보고 싶고, 아름다운 것이 있다면 그것을 더욱 관찰해 보고 싶어지며, 즐거워 보이는 일이 있다면 자신이 행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