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가족, 우유부단함을 초래하는 희생의 덫

<카오스의 별>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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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의 직장여성.
음악과 무용에 재능이 많던 그녀의 꿈은 뮤지컬 배우나 현대 무용가였다.

하지만 1남 2녀의 장녀인 그녀는 가정형편이 안 좋아 꿈을 포기해야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하여 가족 생계에 보탬이 되어야 했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후, 그녀는 적성과는 무관한 경리, 회계 업무를 맡게 되었고, 대졸 출신의 사원들과 비교하여 급여도 상당히 적었으며, 승진도 거의 불가능했다. 입사한 지 5년, 그녀의 평균 급여는 약 150만 원 정도였다. 직장에서 집까지 출퇴근 시간만 약 3시간이 소요되어 할 수 없이 회사 근처의 작은 고시원에서 숙식을 해결하였고, 매월 말일 급여를 받게 되면 약 80∼100만 원 정도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집에 송금하였으며, 고시원 월세 30만 원을 빼면 약 20만 원 정도로 빠듯하게 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니 먹고 싶은 것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 사고 싶은 것 제대로 사지도 못했다. 심지어 친구들을 만나 영화 한 편이라도 제대로 못 보는 상황이었다.

과중한 업무,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책임에 대한 강박증, 결핍된 영양 상태로 인한 건강 악화, 학력 및 사회적 위치로 인한 열등감 등으로 ‘왜 태어났는지’ 존재감마저도 혐오스럽게 여겼다. 이는 참으로 그녀에게 아주 심각한 문제였다. 우울증이라도 생기면 자신의 삶을 비관할 수도 있고, 가족에 대한 원망이 증폭되어 분노와 증오로 인생을 망칠 수 있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 대부분의 환자들은 가족들과의 문제가 많았다고 한다.

일반적인 지식을 통하여 세상사에 대처하는 법이나 자기관리는 어느 정도 연마할 수 있겠지만, 가족과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가족이란 우리의 인생에 기쁨과 안락과 희망을 줄 수도 있지만, 억압, 가중한 책임감으로 인한 자유의지의 상실, 원하지 않는 일, 꿈을 포기하는 것 등 불행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가족들은 또한 서로를 소유물처럼 생각하므로 그 속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지키기가 어렵게 될 수 있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가족의 연을 끊으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혈연에 휩쓸리거나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신념이나 행복까지 포기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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