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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21. 2018

10. ‘공부해라’가 아니라 ‘공부하자’다.

<그래도 행복해 그래서 성공해>



그릿은 버티는 힘이 아니라 즐기는 힘이다. 자녀와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부모가 먼저 놀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자녀들과 함께해 준 시간은 그들이 다 자란 후 우리와 함께해 주는 시간으로 정직하게 돌아온다.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공부해라’가 아니라 ‘공부하자’라고 말하는 것이다. 공부하라는 말보다 부모가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고, 그곳에 아이를 초청하는 것이다. 이 말은 부모가 교수같이 공부하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책을 읽고 공부하는 모습 속에서 부모 스스로 성장하려는 의지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것이다.


내가 살았던 보스턴 근교에서 자녀 여섯이 예일대와 하버드대를 졸업한 가정이 있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정부 법률고문, 예일대학교 교수, 메사추세츠대학교 교수 등 여섯 자녀 모두 글로벌 인재로 컸다. 바로 전혜성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 가정이다. 미국 교육부는 전혜성 이사장 가정의 교육법을 동양계 미국인 가정교육의 성공사례로 연구 대상에 선정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책상에 있다. 전 이사장의 남편은 돈이 생길 때마다 아이들 방뿐이 아니라 집안 곳곳에 책상을 놓아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했는데, 책상의 수가 20개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그중에 누구의 책상을 먼저 사주었을까? 바로 엄마, 전혜성 이사장의 책상이다. 엄마도 공부하고, 성장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부부가 먼저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자녀들도 스스로 공부했다고 한다.
  
당신의 집에는 당신을 위한 책상이 있는가? 아빠가 책상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자녀들이 얼마나 자주 보는가? 유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국무장관이 된 사람이 헨리 키신저(Henry Alfred Kissinger)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토라를 읽고 요셉의 꿈을 꾸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요셉처럼, 이민 온 남의 나라에 와서 국무장관이 된 것이다. 그는 베트남 전쟁 종식의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자서전을 보면, 그가 어렸을 때 늘 아버지와 함께 공부했다고 한다. 아버지 루이는 교사였는데, 집에는 방마다 다 책으로 가득 차있었다고 회상한다. 책을 많이 읽어주는 부모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책을 많이 읽는 부모다.
  
우리나라 가정에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책상이 집에 없는 경우가 많다. 외국같이 서재의 개념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방 하나를 더 늘리는 것도 부담이다. 그렇다면 좋은 방법이 있다. 거실을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고, 대화하는 공간을 만들면 된다. 대부분 우리나라 거실은 전면에 대형 TV가 있고 맞은편 벽에 긴 소파가 있는 형태다. 서로 대화하는 배치가 아니라 각자 TV를 시청하는, 경청이 불가능한 구조다. 일단 TV를 없애보면 어떨까? 워싱턴대학교 바버라 브룩 박사가 385가구를 대상으로 TV 시청을 안 했을 때 가정의 변화를 조사했다.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TV를 없앤 가정의 51%에서 자녀가 전 과목 A를 받았고, 그 가운데 83%의 부모들이 그게 TV를 없앤 덕분이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미디어 환경의 중심이 이미 스마트폰으로 바뀌어서 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그래서 거실 TV를 없애는 것도 그만큼 쉽다. TV를 없애고 함께 공부하고 대화할 수 있는 책상과 의자를 마련하자. 그리고 그 장소를 가정의 중심으로 만들자. 그 책상이 말해주는 것이 있다. 부모와 자녀는 서로를 통해 끊임없이 배워나가는 동반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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